공정위 "배민-요기요 심사서 개편수수료·정보독점 집중조사"
"심사도중 수수료 개편, 시장지배력 가늠할 단적 사례…논란에 상당한 우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 강도높은 조사 예고
(세종=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요기요'와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는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꾸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우려를 나타내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새 수수료 체계뿐 아니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수집한 주문자 인적사항과 선호메뉴 등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도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꼼꼼히 따질 방침이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6일 배달의 민족의 새 배달 수수료 체계 논란과 관련해 "기업결합(합병)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를 심사받는 도중 수수료 체계를 크게, 뜻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소상공인 유불리를 떠나 해당 업체(배달의 민족)의 시장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독과점 심사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 있게 수수료 체계를 바꿔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고, 가맹점인 식당 등 소상공인과의 수수료 협상력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치는 발언이다.
김 처장은 "수수료와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이번 결합 심사에서는 시장 획정에 따른 필수 심사 항목 외에 개편된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들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심도 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의 민족은 이달부터 전격적으로 기존 월정액(8만8천원)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성사된 주문 매출의 5.8%)로 바꿨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금액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일방적 개편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는 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에서 또 하나의 핵심 요소로 '정보 독점'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김 처장은 "배달앱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소비자와 가맹점의 다양한 정보가 수집, 분석,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 정보가 가맹점으로부터 정당하게 수집되는지, 수집·분석된 정보가 가맹점에 필요한 수준만 적절하게 제공되는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현장 조사 방법까지 동원해서라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주문자의 인적사항뿐 아니라 좋아하는 메뉴, 자주 주문하는 시간대, 지역 상권 현황 등 방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만큼, '정보 독점'에 따른 부작용 정도가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국내 배달앱 1, 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두 업체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주요 기준은 ▲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 기업결합 방법이 강요나 기타 불공정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 기업결합으로 효율성 증대 효과가 발생하는지 ▲ 회생 불가 회사와의 기업결합에 해당하는지 등이다.
기업결합 심사는 보통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법상 순수하게 심사만을 위한 기간은 120일(30일+90일)로 규정됐지만, 추가 자료 요구와 보완 등에 걸리는 시간은 법정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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