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 코로나19 안정화 국면 신호 뚜렷
이탈리아 일일 사망자 2주 만에 최저…스페인도 완화세 뚜렷
교황, 신자 없이 성지주일 미사…엘리자베스 여왕도 국민위로 특별메시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안정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 없는 미사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대국민 특별 메시지에서 "후세가 우리를 매우 강인한 사람들로 기억할 것"이라며 자국민을 격려했다.
◇이탈리아 신규사망 525명 2주만에 가장 적어…스페인도 안정국면 관측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일일 사망자 수는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신규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 427명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확진자는 총 12만8천948명으로 전날보다 4천316명 늘어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연속 4천명대를 유지했다. 이탈리아 북부의 103세 여성이 코로나19에서 완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은 코로나19 집계치에 대해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 역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모두 뚜렷한 완화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2천418명으로 전날보다 674명(5.7%) 늘었다.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2일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사흘 연속 감소했으며, 신규 확진자 발생률도 열흘 전 14%에서 지난 1일 8.2%에 이어 이날 4.8%로 계속 줄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은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 명에 육박했다.
차이트온라인이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독일의 확진자 수는 9만8천578명, 사망자는 1천506명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52%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0.5% 아래였으나 요양원 집단감염 등으로 노령층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계속 늘고 있다.
다만, 독일 보건당국은 확진자 1명이 최대 7명을 감염시켰다가 최근 들어 1명을 감염시키는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확산세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날 신규 사망자 수(병원 사망자 기준)도 357명으로 전날의 441명보다 줄었다.
◇교황, 성 베드로 대성당서 성지주일 미사…영국 여왕, 국민·의료진 격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성지 주일인 이날 신자 없이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직자와 성가대 일부만 참석한 채 미사를 열고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게도 관심을 둘 것을 촉구했다.
보통 성지 주일 미사에는 신자와 관광객 수만 명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자 없이 미사가 열렸다. 성 베드로 광장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영국에서는 시민들이 정부의 이동제한령을 계속 무시한다면 야외 운동까지 금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집 밖에서의 모든 형태의 운동을 금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룰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일단 3주를 기한으로 이동제한령을 발령했는데, 온화한 날씨를 맞아 거리에서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이 점차 늘면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내린 이동제한령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93) 여왕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국민 TV 특별 연설에서 자국민과 의료진, 당국자들을 격려한다.
여왕은 사전에 공개된 연설 발췌본에서 "후세가 우리를 매우 강인한 사람들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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