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쌓이는 에콰도르…냉동 컨테이너·종이 관까지 동원(종합)
코로나19 확진자 집중된 과야킬, 시신 처리 난항
페루·콜롬비아는 에콰도르발 밀입국 막으려 국경에 군 배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맞은 에콰도르가 쌓이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냉동 컨테이너와 종이 관까지 동원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집중된 과야킬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대형 냉동 컨테이너 3대에 넣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와 장례 체계 등이 붕괴 위기에 놓이면서 시신들이 집안이나 거리에 방치되는 일이 늘어나자 마련한 고육책이다.
에콰도르에는 이날까지 3천64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180명이다.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더 많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감염자와 사망자가 많은 과야킬에선 병원 업무 마비와 감염 우려 등으로 시신이 제때 수습되지 못하면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시신도 쌓여만 갔다.
군경이 시신 수습에 나선 이후에도 여전히 과야킬 거리 곳곳에서 천이 덮인 시신이 목격됐다.
긴 의자 위에 천으로 꽁꽁 싼 시신이 눕혀져 있고 그 위엔 꽃과 함께 "911에 전화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놓여 있는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정부가 마련한 길이 12m의 컨테이너 3대는 과야킬 공립병원들 앞에 설치됐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면 묘지가 준비되기 전에 컨테이너에 임시 보관하게 된다.
늘어나는 시신 처리를 위해 판지로 만든 관도 동원됐다.
과야킬 시의회는 판지제조업협회가 압축 판지를 이용한 2천 개의 관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트위터를 통해 고마움을 전했다.
에콰도르 당국은 전 국민의 60%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과야킬이 속한 과야스주의 코로나19 사망자가 3천500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에콰도르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주변 국가들은 국경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에콰도르와 육로 국경을 맞댄 페루와 콜롬비아는 전날 국경에 군을 배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페루와 콜롬비아 모두 일찌감치 육로 국경을 폐쇄했으나, 밀입국자들로 인해 코로나19가 추가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국경 경비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북쪽 형제 나라(에콰도르)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하지만 우린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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