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서비스업…"만회할 수 없는 타격 우려"
2월 사상 최대 감소했는데 3월엔 더 큰 위축 우려
소비심리 둔화로 장기화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비스업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면서 경기를 장기적으로 제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은 지나간 시점의 생산 감소를 만회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더 오랫동안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같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업 비중이 작기 때문에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역대급' 감소 2월 서비스업 생산…3월은 더 큰 위축 우려
2월 서비스업 생산은 3.5% 줄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 활동을 큰 폭으로 줄인 결과다.
문제는 3월과 4월에는 더 큰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2월 중순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점을 고려하면 2월 수치는 코로나19 영향을 100% 반영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이달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무도장·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 실내체육시설, 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추가 업종(PC방·노래방·학원 등) 운영 제한이 연장된다. 약 한 달간 이들 서비스업 생산이 '증발'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서비스업 호조의 한 축이었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역시 더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8만5천212명으로 1년 전보다 43.0%나 감소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국가의 코로나19 감염자가 3월 중순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한 국가가 100개국을 넘어서면서 항공업 등을 비롯한 관련 산업은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 소비심리 둔화로 서비스업 타격 장기화 우려
소비심리가 둔화하면서 서비스업 타격이 장기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나 떨어진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폭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다.
KB증권이 1996년 2분기∼2019년 4분기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자심리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심리지수가 1포인트 하락하면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0.1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평균 소비자심리지수는 93.2로, 작년 4분기(100)보다 6.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분기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전년 동기대비·불변지수 기준)은 작년 4분기에서 0.8%포인트 떨어진 1.3%로 계산된다. 다른 요인까지 반영된다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번 떨어진 소비자심리지수는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서비스업 타격은 전례 없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5월 104.8에서 6월 97.7까지 7.1포인트가 하락했다가 10월 104로 올라 회복하는 데만 5개월이 소요됐다.
메르스가 2015년 5∼7월 3개월만 지속했으며 사망자 수도 더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회복은 더 더딜 수밖에 없고 서비스업은 긴 내리막의 터널로 진입할 우려가 있다.
◇ "만회 안 되는 서비스업 타격 지속 우려…다른 선진국보단 덜할 듯"
이러한 서비스업 생산의 장기적인 둔화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서비스업은 다른 산업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 만회가 불가능하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3월에 외식을 100% 줄인 가구가 코로나19가 해소된 뒤 외식을 200% 하기는 어렵다. 끼니를 늘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로 영화관에 가지 않은 소비자가 상황이 종식된 뒤 영화관을 그만큼 더 찾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비스업 생산 감소가 장기화하면 그만큼 국내총생산(GDP)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가하는 셈이다.
메르스 때는 2015년 5∼6월 두 달간만 서비스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가장 길게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때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12월 넉 달이다.
일부만 코로나19의 영향권이었던 2월 서비스업 생산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기록을 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상대적인 타격은 덜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0%였다. 미국(77.4%), 영국(70.6%), 프랑스(70.3%), 일본 (69.1%), 이탈리아(66.2%) 등 다른 선진국보다 낮다.
정부 관계자는 "만회가 안 되는 서비스업 타격이 계속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다만 다른 선진국보다는 서비스업 비중이 작기 때문에 다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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