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코로나19까지…이중고에 고통받는 양식어업

입력 2020-04-06 06:11
고수온에 코로나19까지…이중고에 고통받는 양식어업

올해 해조류 생산 20% 감소 예상…내수·수출 모두 부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양식어업이 이상 고수온 현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맞아 생산이 줄고 판로가 막히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김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5% 적은 3천53만속으로 추산됐다. 1~2월 합산 생산량은 8천166만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적었다.

수산업관측센터는 올해 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수준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작황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2월 식용 미역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18.3% 줄어든 3만765t을 기록했다.

작황 부진이 계속된 데다, 매년 5월까지인 채취 기간도 올해는 일찍 끝날 것으로 예상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생산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 고수온 현상 탓으로 분석된다.

김과 미역은 15도 이하가 적정 생장 수온이지만 지난겨울 수온은 평년보다 1∼2도 높아 생장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수산업관측센터는 올해 김과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의 생산량 전망을 당초 평년 대비 '7% 감소'에서 '20% 이상 감소'로 더 끌어내렸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나라 수산물의 수요가 국내외에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미나토 신문은 "코로나19 이후 일본 도매시장에서 한국산 전복에 대한 주문량이 3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며 "수입 부둣가에서 판매되는 가격도 예전보다 10% 정도 낮아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이 한국 여객선의 입항을 차단한 뒤 트럭을 이용한 수출까지 막힌 상태다.

멍게는 본격적인 수확철에 코로나19 사태를 만났다. 판로가 막히자 수협이 수매에 나섰지만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다.

수협은 "조합에서 처리 불가능한 멍게 물량이 300~400t에, 금액으로는 40억~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수협 수매가 중단되고 나면 멍게 가격의 폭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역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따라 2월 수출량이 전월보다 2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감소했다.

대표적 횟감인 광어도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2월 출하량이 전월보다 25% 줄었다.

광어는 미국과 캐나다, 베트남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그나마 4월에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골든위크'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일본도 비상 상황이어서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상 고수온으로 양식어종 작황이 부진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며 "조속히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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