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코로나19 대응 유급 휴무 기간 4월 30일까지 연장"(종합2보)
두번째 대국민 특별담화서 이번주 말 시한 휴무 기간 늘려
"전염병 정점 안지나"…모스크바시도 전 주민 자가격리 5월1일까지 연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국민 유급 휴무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두 번째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앞서 취해진 휴무 조치가 전염병 확산 위험을 낮추고 대응을 위한 시간을 벌도록 해줬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선포했다.
푸틴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담화에서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아직 전염병의 정점이 지나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 휴무 기간을 4월 30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들의 휴무는 유급으로 한다면서, 동시에 국가기관·약국·생필품 상점 등은 계속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필요하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결정들을 내릴 것이라면서 휴무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주지사 등을 포함한 85개 지방정부 수장들은 지역 사정에 맞게 제한 조치의 규모와 기간 등을 정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푸틴은 담화에 이어 휴무 기간 연장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 앞서 지난달 25일 첫 번째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한 바 있다.
뒤이어 발병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고, 러시아 전역의 많은 지방정부가 유사 조치를 도입했다.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거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 위협이 있을 경우, 집에서 가까운 상점과 약국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 외엔 집 밖으로 나가지 말도록 지시했다.
형식상 자발적 격리지만 당국이 이행을 강제하고 위반할 경우 행정 처벌 등이 가해지는 사실상의 의무격리에 해당하는 조치다.
주민 간 접촉을 통한 전염병의 지역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선제 조치였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휴무 기간 연장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두번째 담화 발표 뒤 모스크바시에 적용되던 기존의 모든 제한 조치를 5월 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주민들은 해당 기간까지 자발적 자가격리 조치를 계속 준수해야 한다.
또 식료품점, 약국, 생필품 상점, 핸드폰 대리점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들은 계속 휴업하며, 대중행사들도 금지된다. 학교들은 폐쇄를 유지하고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소뱌닌 시장은 다만 자가격리 조치 관리를 위해 도입하려던 시내 이동 허가 '통행증 제도'는 당분간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통행증 제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소뱌닌은 이에 앞서 이날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 위반자에게 4~5천 루블(약 6만2천~7만8천원)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조례에 서명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29개 지역에서 77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누적 확진자가 3천54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400~500명대에 머물던 하루 확진자 수가 이날 처음으로 700명대로 올라섰다.
모스크바에서만 595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전체 발병자가 2천475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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