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역유입 우려 속 '외국인 추태' 보도 속출
당국 "방역기간 모든 입국자 중국법 엄격히 따르라" 경고
외국인 경계 속 의료진 폭행·검사 새치기·격리거부 등 비판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나이지리아인이 병원 채혈 검사를 거부하며 간호사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2일 관찰자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1일 오전 7시 20분(현지시간)께 광둥성 광저우(廣州) 제8 인민병원에서 나이지리아 국적의 47세 남성이 채혈 검사에 응하지 않고 격리구역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간호사 왕(汪) 모씨가 이 환자를 제지하려 했지만, 환자는 간호사를 밀쳐 넘어뜨리고 구타한 것은 물론 얼굴을 깨물기까지 했다. 그때문에 왕씨는 얼굴·목·허리 등에 상처를 입었다.
광저우 공안국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처리했다면서, 환자가 현재 경찰의 감독·관리 하에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치료가 끝나면 형사 강제조치를 할 예정"이라면서 "방역 기간 모든 입국자는 중국 법률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달 20일 해외에서 광저우로 들어왔으며,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23일 이 병원 격리병동에 이송돼 치료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잠잠해진 반면 해외에서는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중국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국매체에서는 이처럼 코로나19 치료·격리 과정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련 논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관찰자망은 지난 1일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한 주민보건 서비스센터에서 외국인 3명이 코로나19 감염 검사 샘플 채취를 위해 줄을 선 중국인들을 새치기해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해당 외국인들이 줄을 서지 않고 검사를 받으려 하자 주민들이 항의했고, 말싸움 도중 한 주민이 들고 있던 종이를 낚아채 던져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자 지역 위생국은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많은 가운데 새치기가 발생했다. 줄을 섰던 사람들이 불만족한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 "향후 강력한 조처를 해 현장질서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역 당국도 "관련 부서에서 추가 조사 중"이라면서 "중국인과 외국인을 동일하게 대우하며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청년망과 하이바오신문 등 현지매체는 지난달 말 탄자니아 국적의 남성이 베이징(北京)으로 들어와 집중격리를 거부한 채 멋대로 자가격리를 해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격리기간 택배를 받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갔고, 출입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경보기를 몰래 뜯어버리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프로농구(CBA) 난징 퉁시(南京同曦) 소속 외국인 선수 조지프 영은 최근 격리호텔에서 새벽에 직원에게 배달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며 소란을 피웠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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