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처미흡' 비판 속 마크롱 지지율 급상승

입력 2020-04-01 19:08
'코로나19 대처미흡' 비판 속 마크롱 지지율 급상승

국정수행 지지 응답 46%, 한달전보다 13%P↑…2년 전 수준 회복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 운용 프랑스, 위기시 대통령 지지율 급상승 경향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올라 2년 전의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주간지 파리마치에 따르면 리서치기업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이 지난달 26∼27일 유권자 1천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한 달 전보다 13%포인트 올라 46%를 기록했다.

이는 IFOP-피뒤시알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2018년 2월 이래 최고치다.

마크롱의 지지율은 취임 다음해 수행보좌관의 시위대 폭행과 권한남용 스캔들인 '베날라 게이트'와 중량급 각료들의 줄사퇴, '노란 조끼' 연속시위 국면을 거쳐 2018년 12월 23%까지 곤두박질쳤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 급상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의 현 정치체제인 제5공화국은 대통령에 권한이 매우 집중된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리더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론이 결집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의 초기 대처에서 현 정부의 잘못이 적지 않다는 비판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이런 높은 지지율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를 진행한 IFOP의 프레데리크 다비 소장은 파리마치에 "조사 결과를 주의해서 봐야 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될지 장담할 수도 없다"면서 "2015년 1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직후 21%포인트나 급등했다가 빠르게 다시 추락한 일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 별개로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초기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급속도로 감염자가 늘 때 정부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뒤인 지난달 15일 전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를 1차 투표를 연기하지 않고 강행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의료용 마스크공장을 방문해 기자들이 이런 비판에 대한 응답을 요구하자 "우리는 현재 전쟁 중이다. 전쟁에서 이기지도 않았는데 단죄할 대상을 찾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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