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 1천677명…최악 경제 시나리오 대비

입력 2020-04-01 18:33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 1천677명…최악 경제 시나리오 대비

사망자 157명으로 증가, 현재 환율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비슷

재무부 "경제성장률 -0.4%, 달러당 환율 2만 루피아까지 약화 가능"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149명 추가돼 총 1천677명으로 늘었다.

신속 진단키트를 배포한 뒤 이날까지 9일 연속 매일 100명 이상 확진자가 늘었다.



사망자는 21명 추가된 157명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월등히 많고 한국의 사망자 수 165명과도 엇비슷하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0.27%로, 이탈리아의 치명률 11.75%에 근접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일 오전 0시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하며, 조만간 지역 격리 여부에 관해서도 결정할 예정이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를 내놓고 금융위기가 오지 않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무장관은 "2020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하지만, 마이너스 0.4%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며 "달러당 루피아 환율이 1만7천500 루피아, 최대 2만 루피아까지 약화하는 상황도 시나리오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5.0% 이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둔화 조짐을 보이며 5.02%로 내려오더니, 올해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환율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달러당 1만6천950 루피아까지 가치가 떨어졌었는데, 이날 환율이 달러당 1만6천458 루피아로 당시와 비슷하다.

지난주에는 달러당 1만6천625 루피아까지 가치가 하락해 1998년 6월 이후 최저치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재무부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그렇게 전망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지 않도록 예방하자는 취지"라며 "현재 환율은 적절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해 405조 루피아(30조4천억원)의 경기 부양책 추가 지출안과 재정 적자 한도 확대안에 서명했다. 또, 부실은행 지원안과 법인세율 인하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한편, 영세 사업자들을 대표한 6명이 조코위 대통령을 상대로 코로나19 대처가 소홀하다고 중앙 자카르타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기 전 시간이 있었음에도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전체 사회, 특히 일용직 근로자들이 물질적·비물질적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전면적인 봉쇄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도 갈랑섬에 지은 코로나19 병원을 시찰한 뒤 지역 격리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며 지자체장에게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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