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박난 화상회의 앱 '줌' 포르노 해킹공격 노출
"회의 중 갑자기 포르노·인종차별 이미지 나타나"…FBI에 수사요청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전 세계로 퍼진 재택근무 바람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린 미국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의 취약한 보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일부 줌 사용자는 회의 도중 화면에 포르노 영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AFP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레티샤 제임스 뉴욕 검찰총장도 줌에 "이용자의 사생활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적합한 조처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질문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고 검찰총장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대변인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당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줌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FBI 보스턴 지국은 지난달 30일 "음란물이나 혐오 영상, 위협적인 표현으로 회의를 방해받았다는 여러 건의 신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FBI는 해커들이 코로나19로 전국적인 휴교령이 내려진 틈을 타 줌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인 학교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가 온라인 가상 교실에 전화해 교사의 집 주소를 외친 후 욕설을 퍼부었고, 같은 주의 또 다른 학교에서는 '스와스티카'(나치 문양) 문신을 한 신원 미상의 인물이 화면에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줌을 사용하던 중 갑자기 포르노 영상이나 인종 차별적 이미지가 나타났다면서 'zoombombed'(줌 공격)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FBI는 줌 사용자들에게 모든 회의를 비공개로 하고, 해킹을 우려해 화면 공유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논란이 일자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줌은 "사용자들의 사생활과 보안, 신뢰를 가장 심각하게 여긴다"며 해명에 나섰다.
줌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병원과 대학, 학교,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서로 교류하며 운영되도록 매시간 일하고 있다"면서 "뉴욕 검찰이 이 문제에 관여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의 자택 대피령이 시작된 3월 셋째 주 당시 줌의 미국 내 앱 다운로드 수가 전주와 비교해 252% 폭증한 420만건을 기록했고, 그 다음 주에는 700만건으로 늘었다고 AFP는 전했다.
줌은 유럽에서도 3월 말 650만건의 앱 다운로드 수를 달성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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