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유입에 아시아 봉쇄 강화…세계 '무기한 빗장' 우려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외국인 입국 금지…일본도 합세
자국억제 반쪽성공일 수도…"봉쇄 지속되면 경제·정신건강 피해"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는 듯했던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다시 국경 장벽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거점이 아시아에서 미국, 유럽으로 옮겨가자 진정국면에 접어든 본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과 국외 거주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은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감염위험이 높은 국가에서 온 자국민에게는 자가격리 명령을 내리고 사법적 제재까지 동원해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였던 국가들이 다시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국가들에 고민을 안기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경 빗장을 걸어 잠그며 코로나19 방역에 선방한 국가들조차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는 점은 전 세계에 내려진 봉쇄령을 언제쯤 풀어야 하는지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3월 28일 0시부터 기존에 유효한 체류 비자와 거류허가증을 가진 외국인도 입국을 금지했으며 외국 항공사는 일주일에 단 하나의 노선에서만 주 1회 운항하도록, 중국 항공사도 국가마다 1개 노선만 주 1회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류하이타오(劉海濤) 국가이민관리국 변경검사관리사(司) 사장은 "현재 상황에서 불필요한 출입국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은 모든 중국인과 외국인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콩과 대만은 중국보다 앞서 외국인의 입경뿐만 아니라 환승까지 금지했으며, 자국민을 포함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싱가포르도 외국인 입국 금지와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홍콩은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위치추적이 가능한 팔찌를 차도록 해 이들의 동선을 감시하고 있으며, 대만도 전자팔찌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는 스마트폰으로 위치정보를 당국에 보고해 지침을 따르고 있음을 증명하도록 했다.
일본은 조만간 49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한국 정부는 국적과 관계없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2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이들 국가가 내린 자가격리 지침을 어길시에는 엄격한 처벌을 경고했으며 이는 결코 말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인도네시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남성(53)이 고의로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했다며 그의 여권을 무효화 했고, 대만 당국은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된 남성(31)이 백화점과 클럽 등을 다닌 것을 적발하고 4천만원에 육박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NYT는 각국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봉쇄 강화 조치를 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납득할만하다면서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와 모두의 정신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의 카렌 이글스톤 아시아보건정책실장은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는 하지만, 위기가 장기화하면 그 비용은 확실히 증가할 수 있으니 그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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