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19 검사 대규모 실시…집마다 방문해 스크리닝
현장직원 1만명 전국 배치…모바일 기술로 확진자 접촉 추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로 집집마다 방문해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지 eNCA방송 보도 등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에 맞선 싸움에서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례 없는 대규모 검사가 며칠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전국에 최소 1만명의 현장 직원들이 배치돼 스크리닝(의심환자 확인절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3만6천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집마다 방문해 스크리닝을 하겠다는 것이 남아공 국민 5천900만명 전체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남아공 행정력에 비춰볼 때 전체 가구 대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나온 배경으로는 요하네스버그 알렉산드라 등 흑인 저소득계층 밀집지역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온 점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나중에 정부의 추가 설명이 나와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확진자가 나온 타운을 중심으로 대규모 검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아공은 특히 인구의 대다수인 흑인 밀집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기저질환으로 만연한 결핵, 에이즈바이러스(HIV)와 결합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어찌 됐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이처럼 집집마다 찾아가 검진하는 나라는 남아공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현장 직원들은 마을과 타운, 도시를 방문해 주민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체크하고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입원시킬 방침이다.
감염됐지만 무증상이거나 증세가 약한 경우, 가택에 격리하든지 아니면 정부 격리시설에 수용할 것이라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설명했다.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추적하는 기술도 신속히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기준 남아공 확진자 수는 1천326명이며 사망자는 3명이다. 지역별로는 하우텡 618명, 웨스턴케이프 324명, 콰줄루나탈 171명, 프리스테이트 72명 등의 순이다.
남아공은 31일로 전국 봉쇄령 닷새째에 접어들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대부분의 시민이 책임감 있게 행동해 봉쇄령 기간 집안에 머물고 있으나 일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봉쇄령 위반 혐의로 지난 나흘간 수백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군경의 총격, 구타 등으로 3명이 사망하는 등 과잉대응 논란이 빚어져 국방장관과 경찰 수장까지 나서 주의를 주고있다고 현지매체 '뉴스24'가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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