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진먼 포격전서 '대만 수호 공훈' 하오보춘 별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1958년 중국과의 진먼(金門) 포격전(제2차 대만해협 위기·823 포격전)에서 대만을 지키는데 공훈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하오보춘(?柏村) 전 행정원장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진먼현은 중국 푸젠(福建)성과 불과 1.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대만의 최전방 도서로 한국의 백령도 같은 섬이다. 군인 출신인 하오 전 행정원장은 진먼 지역 담당 보병 9사단장으로 부임한 지 16일 만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고조로 인해 발생한 진먼 포격전을 맞았다.
연합보 등은 하오 전 행정원장이 전날 오후 타이베이 네이후(內湖)의 삼군총의원(三軍總醫院)에서 지난해 4월 발생한 중풍(뇌경색)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오 전 행정원장의 아들인 하오룽빈(?龍斌) 국민당 부주석은 "아버지는 한평생 전쟁 준비에 임하셨지만 오히려 전쟁 발발을 가장 염려하셨고 대만의 평화와 안전을 바라셨던 분"이라며 자신의 부친을 회상했다.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를 위해 평생을 바쳐 애써준 하오 전 원장에 감사를 표하고 특히 진먼 포격전에서 국토 수호를 위해 공적을 세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후대가 길이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분이라고 밝혔다.
장치천(江?臣) 국민당 주석은 "국민당원의 귀감이 되시는 분으로 대만의 수호와 건설 작업에 참여하고 국가와 민족에 훌륭한 공헌을 했다"고 기렸다.
대만 국방부도 하오 전 원장이 8년간의 참모총장 재임기간 동안 대만 국산전투기 IDF(경국호), 각종 미사일, 차세대 해군 함정 등의 연구 개발 등 국방과학기술의 발전과 현대화에 혁혁한 공헌을 하신 분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하오보춘은 중국 장쑤(江蘇)성 출신으로 육군 군관학교 포병과를 12기로 졸업한 뒤 8년간의 중일 전쟁, 진먼 포격전에 참여했고 미국 육군지휘참모대학교 중화민국 특별반 1기로 최장수 대만 참모총장, 국방부장(장관), 행정원장을 역임했다. 행정원장은 총통이 직접 임명하며 부총통에 이어 총통 권한대행 제2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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