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이주노동자 코로나19 감염 의심에 '나무 위 자가격리'
태국서 귀국했지만, 주민들 "감염 위험" 거부로 일주일 넘게 나무 위 생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돌아온 미얀마의 한 이주노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때문에 고향 마을에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 위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고 일간 방콕포스트가 31일 전했다.
신문이 인용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이주노동자 남성은 최근 태국에서 미얀마 카렌주(州) 하파안의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태국에서는 최근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유흥업소나 다중 이용시설이 잠정 폐쇄되고 식당 등도 배달만 허용되면서 많은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이 남성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주민들은 태국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마을 밖에서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입증하지 않는다면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이 남성은 마을 주변 나무 위에 나무판자와 돗자리 등으로 임시 거처를 마련한 뒤 그곳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음식과 물은 마을 친척들이 나무 밑동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해결했다.
일주일 이상 나무 위에서 생활한 이 남성은 아직도 며칠 더 '나무 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열흘간 태국-미얀마 국경을 넘어 귀국한 이주노동자가 2만3천명이 넘으면서 이로 인한 코로나19 급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얀마에서는 최근 태국에서 돌아온 44세 이주노동자가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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