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교' 카타르-바레인 불화에 바레인인 31명 도하에 발묶여
카타르, 이란에 남은 바레인 국민 31명 철수에 바레인 반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3년째 국교가 단절된 카타르와 바레인의 불화로 바레인 국민 31명이 귀국하지 못하고 카타르 도하에 발이 묶였다.
30일(현지시간) 중동지역 매체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는 이란의 성지를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편이 갑자기 중단돼 귀국하지 못한 바레인 국민 31명을 28일 카타르항공을 통해 이란에서 도하로 일단 옮겼다.
카타르 외무부는 28일 낸 성명에서 "바레인 정부가 도하에 도착한 바레인 국민이 귀국하도록 지원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레인 정부가 카타르발 특별기 운항을 허가하지 않아 어떻게 하면 바레인 국민이 귀국하도록 도울지 대안을 바레인 당국자에 문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바레인 정부에 바레인 국민 31명의 귀국을 위해 무료로 특별기를 운항하겠다고 제안했다"라며 "도하에 있는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무료로 호텔에서 머무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레인 정부는 29일 "이란에서 우리 국민을 전세기로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직접 송환하려고 했다"라며 "카타르 당국은 모든 승객이 코로나19 전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정규편 여객기로 우리 국민을 도하로 실어 날랐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타르는 우리 국민을 귀국시키는 데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카타르는 국제적 규율에 따라 여객기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필요한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바레인과 이란은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탓에 직항 노선이 없다. 그런데도 바레인의 시아파 무슬림은 아랍에미리트(UAE)나 쿠웨이트를 거쳐 이란의 시아파 이슬람 성지를 매년 수만명씩 방문한다.
이달 들어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이 지역의 항공편이 끊어져 바레인 국민 1천여명이 이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바레인 정부는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 일부를 철수시켰으나 이를 타지 못한 바레인 국민이 이란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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