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 국경 봉쇄 일부 풀어"…주민 불만 때문?(종합)

입력 2020-03-30 11:00
수정 2020-03-30 11:21
"북한, 중국 국경 봉쇄 일부 풀어"…주민 불만 때문?(종합)

아사히신문 보도…'태양절' 축하물자 조달 때문일 수도

"열흘전께 북한행 트럭 목격"…상황 안정되면 국경 열 가능성



(도쿄·선양=연합뉴스) 김호준 차병섭 특파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2개월간 지속한 중국 국경 봉쇄 조치를 일부 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북한 사정에 밝은 복수의 북중 관계자를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중국 국경 봉쇄를 일부 완화한 것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축하하기 위한 물자가 필요해졌거나, 생활용품 가격 급등으로 주민 불만이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중 국경 일부 지역에선 트럭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코로나19 유입에 대한 경계는 강화돼, 인적 교류는 계속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또한 3월 말부터 대(對)중국 해운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중국을 오가는 배의 운항은 북한 선원만 담당하게 해 외부와의 인적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신문은 북중 관계자를 인용해 1월 말부터 시작된 국경 봉쇄로 북한에서 쌀과 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의 가격이 급등해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한 중국에 마스크 등의 의료물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에서 의료기구 등을 실은 열차와 트럭이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정보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 북한 접경지역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9~20일 트럭 3~4대가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국제기구가 코로나19 관련 물품을 북한에 지원한다고 했던 만큼 방역물자인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소식통은 "개별적으로 일부 차량이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세관 자체를 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면서 "차량에는 방역·구호물자나 원자재, 지도층 소비물자 등이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이어서 "북중 국경 봉쇄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결정한 것인데, 최근 중국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북·중의 상황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할 때 국경을 열 것"이라고 관측했다.

랴오닝성에서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방역기간 취해졌던 주민 통제를 완화하는 조치가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단둥시는 29일 영화관·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다시 문을 닫도록 했고 아직 각급 학교의 개학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단둥시는 공지를 통해 여행사들에 "랴오닝성 및 단둥시 밖으로 가는 여행 및 출입국, 단체여행 업무 등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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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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