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나온 '코로나19 감염' 크루즈선, 파나마운하 통과 허가
2명 확진·138명 의심증상…배에 남은 승객들 "감염은 시간 문제" 걱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했던 크루즈선이 파나마 운하를 거쳐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됐다.
29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파나마 당국은 크루즈선 잔담호의 파나마 운하 통과를 허가했다.
당초 파나마 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 크루즈선의 운하 통과를 불허했으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결정을 뒤집었다.
잔담호는 운하를 통과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로 향하게 된다. 파나마 운하를 지날 경우 미국까지 가는 시간이 이틀 단축된다.
지난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출발한 잔담호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다수 타고 있다.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은 지난 27일 승객 1천243명과 승무원 586명 중 승객 53명과 승무원 85명이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선상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2명이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령의 승객 4명이 배 위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사망자들의 국적은 미국,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로 알려졌다.
잔담호는 지난 14일 칠레 남부 푼타아레나스에 정박한 것을 마지막으로 여러 항구에서 잇따라 입항과 하선을 거부당해 아픈 승객을 싣고 항해를 이어왔다.
배 위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의 또다른 크루즈선 로테르담호가 파나마 해역에서 잔담호와 만나 식량과 의료진, 진단키트와 의약품을 전달했다.
전날 잔담호 승객 중 증상이 없는 승객 401명이 진단검사를 거쳐 로테르담호로 옮겨 탔다. 승무원 전원과 아픈 승객, 유증상자와 접촉한 승객은 배에 남게 됐다.
배에 남은 승객들은 두려움을 표시하고 있다.
신혼여행으로 잔담호에 승선한 멕시코 출신의 야디라 가르사는 블룸버그에 "우린 죽음의 배에 갇혔다. 우리도 감염될까 봐 너무 무섭다. 배에 계속 있다면 감염은 시간 문제"라고 걱정했다.
가르사는 철저하게 승객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탑승시키겠다는 선사의 약속과 달리 탑승 당시 설문지 작성이 전부였다며 "유명한 회사여서 엄격한 조치를 취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승객 단테 레기사몬은 AFP에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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