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구멍 뚫린 영국 내각'…총리·보건장관 코로나 19 확진(종합2보)

입력 2020-03-27 23:08
수정 2020-03-28 19:54
'방역 구멍 뚫린 영국 내각'…총리·보건장관 코로나 19 확진(종합2보)

존슨, 총리관저서 자가격리…화상회의 통해 계속 국정운영

총리 부재시 라브 외무장관이 대행…핸콕 보건장관도 자택서 격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의 수장인 보리스 존슨(55) 총리, 보건당국 책임자인 맷 핸콕(41) 보건부 장관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자가격리 후 재택근무를 시작했지만, 그동안 함께 일해 온 내각 각료 및 정부 부처 관료 중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존슨 총리의 확진 사실을 알렸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기침과 열 등 가벼운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후 자가격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의 개인적 조언에 따라 총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 인력이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검사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직접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현재 자가 격리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있어 나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정부 대응을 계속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함께 하면 우리는 이를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저에서 일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옮은 행동"이라며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현대 기술의 신묘함 덕분에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국가적 싸움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NHS 인력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오후 8시 NHS 인력 등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대국민 박수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총리관저 밖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에 이어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역시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핸콕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의학적 조언에 따라 검사를 받았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다행히 증세가 가벼워 자가격리 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앞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스코틀랜드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존슨 총리의 확진으로 총리관저 직원은 물론, 최근까지 함께 일했던 각료 중에서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존슨 총리와 함께 정례기자회견에 참석해 온 크리스 휘티 정부 최고의료책임자, 패트릭 발란스 최고과학보좌관 등, 리시 수낙 재무장관 등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엘리자베스 2세(93) 여왕이 지난 11일 마지막으로 총리를 만났다며 여왕은 건강한다고 전했다.

통상 총리는 매주 여왕을 알현하는데, 최근에는 전화 통화만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의 확진으로 약혼녀인 캐리 시먼즈 역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다만 초여름 출산을 앞둔 시먼즈는 총리관저에 머물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존슨 총리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지만, 치료 등을 위해 쉬어야 할 경우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사실상의 총리 역할을 맡게 된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의 방 앞에 음식과 일거리를 놔두면 총리가 이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기준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만1천658명으로 1만명을 넘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전일(463명)보다 115명이 늘어난 578명으로 집계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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