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상용화 1년] ① 가입자 500만 돌파…여전히 갈 길 먼 '5G 시대'(종합)

입력 2020-03-29 12:08
[5G상용화 1년] ① 가입자 500만 돌파…여전히 갈 길 먼 '5G 시대'(종합)

통신3사 5G망 구축 설비 투자 8조7800억원…올해 4조원 투자 계획

VR·AR 서비스 강화…"망 구축·커버리지 늘리려면 시간 더 걸릴 것"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다음 달 3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 5G(5세대) 이동통신이 출범 1년을 맞는다.

5G 이동통신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LTE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약속하며 다가왔다. 5G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통해 스포츠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대용량 데이터도 빠른 속도로 내려받을 수 있다. 5G 통신의 속도는 28㎓ 대역에서 이론적으로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2030년까지 5G 상용화로 약 42조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5G가 바꿀 산업 영역과 가치를 환산한 수치다. 또 약 115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내세운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5G 통신망 구축은 더디고 서비스는 기대만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통화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비판 여론이 높고 수도권이 아닌 지역이나 실내, 지하철 등에서는 아예 "안 터진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 가입자 500만 돌파…통신 3사 5G 투자 확대

5G 가입자는 3월 말 기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495만8천439명이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017670] 가입자가 221만5천522명, KT[030200] 150만7천190명, LG유플러스[032640] 123만5천500명이다. 통신 3사의 5G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44.6%, KT 30.3%, LG유플러스 24.9%다.

당초 업계에서는 작년 5G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해 말 5G 가입자 수가 466만여명에 그치며 무산됐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통3사의 가입자 수 증가는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통신 3사와 SK브로드밴드는 올 상반기 당초 계획했던 2조7천억원보다 50% 많은 4조원을 5G 통신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통신 3사가 5G망 구축을 위해 설비 투자(CAPEX)한 비용은 8조7천807억원가량이다. 연간 투자 금액 중 전년 대비 60% 늘어난 금액을 5G망에 투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약 2조9천200억원을, KT는 약 3조2천568억원을, LG유플러스는 약 2조6천85억원을 유선망과 무선망, 기업전용망 등 통신 설비에 투자했다.



◇ 통화 품질은 여전히 한계…커버리지 확대 '과제'

막대한 투자에도 5G는 여전히 통화가 선명하게 이어지지 않고, 지하철이나 실내 등에서 LTE(4세대 이동통신)로 자동 전환되는 등 여전히 5G가 끊기는 단점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5G 기지국과 장비 투자가 이뤄졌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5G 투자가 더딘 탓이다.

업계에서는 전국에 망이 촘촘하게 깔리고, 이용자가 끊김 없이 5G 통신을 이용하려면 3∼4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망 구축 외에도 주파수 특징을 고려해 커버리지를 촘촘하게 만드는 데 시간과 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5G 커버리지를 넓히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또는 건물 내에서 5G를 원활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는 현재 LTE와 장비를 일부 공유하는 5G NSA(비단독모드)에서 5G SA(단독모드)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5G 사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5G 안착을 위해서는 5G 전용 28㎓ 대역 개통과 5G SA 구축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통신 3사는 5G 음영 지역을 줄이기 위해 전국 85개 시·동 단위로 5G 기지국을 지속해서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19년 기준 7만 개 이상의 5G 장비 설치를 목표로 5G망을 구축해왔다. 또 전국 유동인구 밀집 지역과 교통 요충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5G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5G 클러스터'를 올해 24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백화점, 공항, 대형 쇼핑몰 등 중소형 빌딩 내 5G 인빌딩은 2천여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KT는 이달 26일 기준 7만3천개 이상의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KTX 서울역과 공항 등 500여개 건물에서 인빌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전국 6개 공항과 KTX와 SRT 역사, 경부·호남·서해안·영동 고속도로 전 구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7만5천개 이상의 기지국을 확보했고, 해수욕장과 리조트, 스키장 등에도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향후 관광지나 국립공원 등 테마 지역에도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통 3사의 5G 통신 품질은 올해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5G 서비스에 대한 통신 품질 평가를 시행한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이통3사의 5G 통신 서비스 품질 평가를 하고, 7월에 상반기 평가 결과를, 11월에 하반기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통신사, 콘텐츠 투자도 강화…VR·AR 서비스 확대

통신업계는 5G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기업, 디바이스 제조사, 통신 기업들과의 협력해 '5G 실감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MS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 시설 '점프 스튜디오'를 오픈할 예정이다. '점프 스튜디오'에서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의 기술적 장점을 융합해 홀로그램과 같은 3차원 콘텐츠를 만든다.

또 SK텔레콤은 MS와 협력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92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기존 게임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KT 역시 5G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인 '슈퍼VR'을 통해 세계 최초로 '8K VR 스트리밍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고용량의 8K VR 콘텐츠를 수백개의 조각으로 분할해 클라우드에 저장한 뒤 실시간으로 각도에 맞는 영역의 화면만 전송, 최적의 영상을 송출하는 서비스다.

이번 서비스는 KT의 5G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알카크루즈사의 '슈퍼스트림 솔루션'을 결합해 개발됐다.

KT는 경복궁, 태권도, K팝 등을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올해 말까지 100여편의 초고화질 VR 콘텐츠를 갖출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U+VR, U+AR, U+프로야구, U+골프 등 U+5G 서비스 1.0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U+게임라이브', 'AR쇼핑', '스마트홈트' 등 U+5G 서비스 2.0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향후 5년 동안 기술개발에 2조6천억원을 투자하고 VR·AR 중심의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해 '5G 서비스 3.0'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구글과 함께 인터넷 검색 결과를 AR 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이미지로 보여주는 AR콘텐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jung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