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19 첫 사망자…확진 1천명 돌파(종합)

입력 2020-03-27 21:54
남아공 코로나19 첫 사망자…확진 1천명 돌파(종합)

전국 봉쇄령 돌입 속 일부선 평소처럼 붐벼…민간항공 운항 중단

라마포사 대통령 군복 입고 "투명한 적과 전쟁"…아프리카 확진 3천200명·사망 87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첫 번째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남아공 보건부는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927명에서 1천명 이상으로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건부는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남아공인은 슬픈 소식과 함께 깨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들이 처음 나왔다"고 말했다.

두 사망자는 최남단에 있는 웨스턴케이프주(州)에서 나왔다. 한명은 공립병원에서, 다른 한명은 사립병원에서 각각 숨졌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남아공은 이날 0시부터 4월 16일 밤 12시까지 3주간 통행제한에 돌입했다. 이동제한 21일 기간에는 집안에 머물러야 하며 식료품을 사거나 응급상황 등에 예외적으로 외출이 허용된다.

현지 eNCA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침 남부 휴양도시 케이프타운의 해변에는 평소 뛰어다니던 조깅족이나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단 노숙자들은 그대로 야외에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러나 남아공 최대 경제 중심인 요하네스버그의 알렉산드라 일대에선 주로 흑인들이 거리에서 거의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다녀 도시봉쇄령을 무색하게 했다.

이곳에선 거리 이동을 제한하는 군경의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어쩌다 순찰중인 경찰차도 적극적으로 통행을 검문하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흑인 밀집지역에서는 슈퍼마켓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앞에 줄을 서더라도 1m 이상 떨어져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적용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택시·버스 정류장과 기차역은 폐쇄됐고 운행을 하더라도 러시아워 때만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생필품 판매점 외 모든 상업시설의 영업도 중단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날 밤 요하네스버그 외곽 소웨토 지역에서 군복을 입은 채 군인들 앞에서 "전국 봉쇄령은 남아공 역사상 처음이다. 우리는 투명한 적인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라면서 "확진자가 며칠 내 1천500명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인구는 5천700만명으로 우리나라보다 약 500만명 더 많지만, 병력은 대한민국 60만 대군보다 턱없이 적은 8만명에 불과하다. 남아공 국토 면적은 한국의 12배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이날 공지를 통해 남아공 내 국제선·국내선 등 모든 민간항공이 운항을 중단했다고 알렸다.



또 장을 보러 가거나 병원, 주유소, 은행 등 필수시설을 이용할 때 별도로 제시할 서류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단, 봉쇄령 규정을 위반할 경우 벌금 12만랜드(약 836만원) 이하나 징역 1개월 이하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아공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후 자가 격리를 위반한 2명은 살인미수로 기소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남아공처럼 국경 전면봉쇄에 들어간 나라는 전체 54개국 중 24개국에 달한다.

아프리카 전체적으로 확진자는 3천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최소 87명이다.

인구 2억명의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부호인 알리코 단고테와 나이지리아 최대 은행인 액세스뱅크가 공동으로 수주 내 병상 1천개 규모의 격리·치료 시설을 세우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부르키나파소는 27일부터 수도 와가두구 등 8개 도시를 봉쇄하고 출입을 2주간 전면 통제한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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