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쥐라기 공원' 속 날렵한 사냥꾼 '랩터' 새 종 발굴

입력 2020-03-27 14:42
영화 '쥐라기 공원' 속 날렵한 사냥꾼 '랩터' 새 종 발굴

인디언 부족 이름 따 '나바호 전사' 학명 부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지능을 갖춘 날렵한 사냥꾼으로 묘사되는 '랩터'는 백악기 후기 공룡 '벨로키랍토르'를 모델로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주로 발견돼온 이 공룡은 작은 몸집에도 높은 지능과 날쌘 움직임으로 큰 공룡도 무리를 지어 사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비슷한 작은 육식 공룡 종(種)이 북미대륙에서도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 따르면 주립 박물관의 스티븐 야신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멕시코주 산후안 분지의 백악기 암석층에서 발굴한 약 6천700만년 전의 새 공룡 종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공룡은 깃털을 가진 작은 육식 공룡인 '드로마에오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으로, 현지 인디언 부족인 '나바호 전사'라는 의미를 가진 '디네오벨라토르 노토헤스페루스'(Dineobellator notohesperus)라는 학명이 부여됐다.



계통발생 분석을 통해 디네오벨라토르는 벨로키랍토르의 사촌으로 아시아에서 북미대륙으로 옮겨와 분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벨로키랍토르와 마찬가지로 팔뚝 뼈 화석에서 깃이 인대로 연결돼 있던 흔적이 확인됐다.

디네오벨라토르의 키는 엉덩이 높이까지 약 1m, 꼬리까지 포함한 길이는 2m, 몸무게는 18~22㎏ 정도로 영화에서 묘사된 랩터보다는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작은 덩치에도 화석을 통해 나타난 사냥 능력은 탁월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꼬리 기저부 인근 척추가 안으로 굽어있어 민첩성과 사냥 성공률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달리는 고양이처럼 꼬리 기저부는 유연한 대신 나머지 꼬리는 뻣뻣하게 유지해 방향타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방향 전환을 쉽게 하며 사냥감을 쫓을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팔뚝의 힘은 몸집과 비교해 상당히 강하고 발톱으로 쥐는 힘도 세 새나 도마뱀 등을 낚아채는 데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낫처럼 생긴 약 10㎝의 발톱에는 패인 자국이 남아 있어 다른 디네오벨라토르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큰 공룡과 싸우다 생긴 상처로 추정됐다.

이와함께 갈비뼈가 부러졌다가 아문 흔적도 발견됐다.

야신스키 박사는 "이런 특성들은 디네오벨라토르는 민첩하게 움직이며 도망가는 작은 먹이를 능숙하게 사냥하고 강력한 팔뚝과 쥐는 힘으로 큰 먹이에 달려들어 공격했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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