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발병할라… 크루즈 승객 호주 '야생동물 섬' 격리

입력 2020-03-26 15:31
코로나19 집단발병할라… 크루즈 승객 호주 '야생동물 섬' 격리

퍼스, 크루즈선 입항 금지…외국 승객은 출국 전까지 선내 대기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호주의 서부도시 퍼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실상 크루즈 입항을 금지하고 일부 탑승객을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근처 섬에 격리하기로 했다.

BBC방송은 '바스코 다 가마'호에 탑승한 호주 승객 800여명이 14일간의 격리기간 동안 일명 '쿼카 섬'으로 알려진 퍼스 인근 로트네스트 섬에서 지내게 될 예정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이 크루즈선은 오는 27일 퍼스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앞서 시드니에서 하선한 '루비 프린세스'호 승객 2천700명 중 최소 13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하선 계획이 변경됐다.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외국 국적 승객과 선원은 바로 해외로 출국할 수 있을 때까지 선내에 머물게 된다.

로트네스트 섬은 퍼스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곳으로, 캥거루과 털북숭이 소형 동물인 쿼카의 주 서식지다.

한편 퍼스 앞바다에 정박한 독일계 크루즈선 '아르타니아'호 탑승객 중 7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마크 맥고완 서호주주(州) 주총리는 해당 크루즈선의 국적이 독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호주 해역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고완 주총리는 감염자들이 치료를 위해 육지로 들어와야 한다면 군 기지와 같은 영연방 시설로 가게 될 것이며, 이후에는 호주와 독일 정부가 이들을 호송할 항공편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르타니아호의 승객 800명과 승무원 500명은 대부분 독일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1천700명의 외국 승객을 태운 크루즈선 '마그니피카'호가 퍼스의 항구에 정박해 있으나, 당국은 하선을 금지한 상태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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