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北대사관에 김정은·시진핑 회동 사진 1년여만에 재등장

입력 2020-03-26 15:16
주중北대사관에 김정은·시진핑 회동 사진 1년여만에 재등장

소식통 "북한, 코로나19·경제난 속 중국에 손짓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사진을 1년여만에 다시 걸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이 코로나19 방제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어 지난해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 불씨를 되살려 북·중 간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담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 북한대사관 정문 바로 옆의 대형 게시판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 회담을 한 사진과 더불어 시진핑 주석의 북한 답방 사진이 걸려있다.

앞서 주중 북한대사관은 지난해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시진핑 주석의 사진을 빼고 김 위원장이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난 사진으로 교체한 바 있다.

이후 주중 북한대사관은 게시판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3대 지도자가 평양 시내의 주요 건물 건설을 독려하는 사진을 걸면서 자력갱생의 의지를 강조해왔다.



이번에 옥외 게시판에 걸린 사진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김정은 위원장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사진을 가장 중심으로 삼지연군과 양덕 온천 건설 현장 시찰 사진도 내걸며 여전히 자력갱생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이들 사진 옆에 지난해 6월 시진핑 주석이 방북해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거리에서 카퍼레이드하는 사진이 소개됐다.

또한, 지난해 1월 베이징에서 북·중 정상이 회담하는 사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인 펑리위안과 이설주를 대동하고 환담하는 사진도 내걸렸다.

아울러 평양교원대 학생들의 수업 현장, 각종 의약품 개발 현장. 신형 평양 전철, 대동강의 번화한 풍경. 원산 공장에서 생산된 신발 등의 사진도 내걸며 북한이 경제난 속에서도 체제 유지에 문제가 없음을 대내외에 선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대사관이 북·중 정상의 회동 사진을 다시 내걸었다는 것은 북한이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극한의 상황에 몰리는 가운데 다시 중국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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