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조코위 대통령 "조문 오지 말고 코로나19 대응하라"
코로나19 확진자 790명…역학자 "실제로는 8배∼10배 추정"
진단키트 12만5천개 배포…확진자 이틀 연속 100명 넘게 증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모친상을 당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각료들에게 "조문 오지 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26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의 어머니 수지아트미 노토미하르조씨가 전날 오후 4시 45분 중부 자바 솔로(수라카르타)에서 77세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모친께서 후두암으로 투병하셨다"며 "이번 장례식은 가족끼리 치르고자 한다.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궁은 고인의 사망 원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닌 점을 분명히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1남 3녀 중 장남으로 세 명의 여동생이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한 소식이 알려지자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SNS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90명, 사망자는 58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그동안 진단 키트 부족 등으로 검사 속도가 느려 확진자가 적어 보일 뿐, 실제로는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
젠더럴 소디르만대학교의 역학자 조코 뮬란토는 "실제 확진자 수는 8배∼10배가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4월 중순이면 병원 가용량을 넘어설 것"이라며 "만약 의료진의 30%가 감염 또는 피로로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보건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주 중국에서 공수한 신속 진단키트 12만5천개를 34개 주에 배분, 대량 검사가 시작되면서 이틀 연속 확진자 수가 100명 넘게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3천 병상 규모 '코로나19 응급병원'으로 개조해 문을 연 지 이틀 만에 144명이 입원했다. 응급병원에는 군과 경찰 출신 의사·간호사가 배치됐다.
인도네시아인이 국외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총 25명, 말레이시아 사바주에서는 10명의 이주 근로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 자카르타 주정부가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펍·노래방·스파·영화관 등의 문을 닫은 데 이어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파푸아 주 정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이날부터 입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4주간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 말레이시아처럼 '봉쇄' 결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봉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일당 근로자 수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기에 봉쇄 결정이 어렵다.
조코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수입이 없는 국민에게 10조 루피아(7천580억원)를 지원하고, 기초생활 수급 가정에 4조5천 루피아(3천411억원)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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