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 2조 달러 부양책 합의에도 혼조…다우, 2.39% 상승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2조 달러 규모 초대형 부양책에 합의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25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5.64포인트(2.39%) 상승한 21,200.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23포인트(1.15%) 오른 2,475.56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56포인트(0.45%) 하락한 7,384.3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이틀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 등 각국의 부양책을 주시했다.
미 정부와 의회는 2조 달러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에 합의했다.
당초 거론되던 1조 달러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대기업에 대한 구제 금융과 중소기업 지원,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 의료 지원 등의 내용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항공 등 위기가 특히 심한 산업에는 현금을 보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코로나19로 충격이 불가피한 미국 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QE)에 돌입하는 등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도 유례없는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재정 부양책의 의회 표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며, 여전히 논란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실업 보험강화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부양책을 보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실업보험 강화가 안 될 경우 해고 금지 등 기업에 대한 지원 조건을 더 강화할 때까지 법안 통과를 보류하겠다는 것이다.
CNBC는 샌더스 의원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요 지수가 장 마감 직전 가파르게 반락했다고 전했다.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올랐던 데서 상승 폭을 절반가량 반납했고,나스닥은 하락 반전했다.
한편 캐나다가 재정 부양책 규모를 기존 안보다 큰 폭 늘리는 등 다른 주요국의 대책도 이어졌다.
유로존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동 채권인 이른바 '코로나 채권' 발행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독일 등 일부 국가는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발언을 내놨다.
버냉키 전 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가파른 경기 침체가 발생하겠지만, 빠른 반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위기는 대공황이라기보다는 재연 재난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 경제가 전에 없는 단기 충격에 직면하겠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5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2만 명을 상회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5.29% 올랐다. 커뮤니케이션은 1.59%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우려보다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조사치 0.5% 감소를 대폭 상회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전 수치인 데다, 주요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8%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극심한 불안이 진정되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반등을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INTL FC스톤의 요세프 아바시 미국 기관 주식 담당 이사는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더 길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과 씨름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현시점에서 지속적인 주가 반등을 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7% 상승한 63.95를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