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로나19 확진자 1천796명…봉쇄 2주 더 연장
"한동안 증가세 계속될 것…연장 결정 선택의 여지 없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5일 172명 추가돼 총 1천796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17명이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동제한 명령(MCO)을 4월14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발표했다.
무히딘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보건부의 브리핑을 받은 결과 확진자 증가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이동제한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아야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제발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 달라. 식량이 충분하다고 장담하니, 사재기하지 말아라"고 당부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의 이동제한 명령을 내려 외국인의 입국과 자국민 출국을 금지하고, 시민들이 식품·생필품 구매와 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못 하도록 했다.
휴교령과 함께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문을 닫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동제한 명령 위반자가 속출하자 무장 군인을 민간지역에 배치해 경찰과 함께 감시 활동을 하게 하고, 위반자 수 십여명을 체포해 일부를 재판에 넘겼다.
감염자 다수 발생지역에는 이동제한 감시용 드론도 띄웠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당초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동제한 명령 연장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되자 '연장 결정을 미리 알려 준비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이날 앞당겨 발표했다.
무히딘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해 34개 병원에 3천585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정부는 확진자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충분한 의료지원이 이뤄지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확진자 가운데 60% 이상은 2월 28일∼3월 1일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부흥 집회 참석자 및 접촉자들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재까지 자국민 참석자 1만4천500명 가운데 1만1천여명을 찾아내 역학조사를 벌이고, 나머지를 추적 중이다.
당국은 부흥 집회 참석자 가운데 말레이시아에 사는 로힝야족(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 난민과 불법 이민자가 상당수 포함됐다고 보고 "체포하지 않을 테니 겁내지 말고 나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말레이시아의 로힝야족 지원단체는 "대부분 일당 노동자인데 이동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계 곤란을 겪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국제기구에 긴급구호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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