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시간이내 신속진단키트에 신중 입장…"유효성 입증 먼저"
질본 "응급수술시 코로나19 검사에 쓸 수 있을지 정도 검토한 상황"
식약처 "기존 진단키트로도 검사 수요 충분히 감당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1시간 이내에 진단한다는 신속진단키트에 대해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돼야만 도입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국내 허가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진단키트만으로도 검사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에서 승인된 PCR 진단키트는 유전자 추출과 검사를 동시에 진행해 약 2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는 제품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기존의 검사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응급수술 등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신속하게 진단해야 할 때의 필요성 정도를 검토한 상황"이라면서 "단 국내에 도입되려면 검사의 유효성이 먼저 입증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 의료기기업체 세페이드의 코로나19 현장검사용 RT-PCR 진단키트를 승인했다. 이 키트는 진엑스퍼트(GeneXpert)라는 진단 장비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45분 안에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는 국내에서도 결핵 진단 등을 위해 이미 도입돼 있다.
정 본부장은 "해당 진단키트를 사용하는 장비가 국내에 상당수 들어와 있다"며 "시약만 도입하면 응급상황에서는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별도의 계획이 수립돼 있진 않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도 미국에서 허가된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정확도가 국내에서 사용중인 진단키트와 비교해 떨어진다고 봤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국내에서 채택한 검사에 비해 정확도와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신속하게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전문가들이 (도입 여부를) 깊이 있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단 식약처는 신속진단키트 자체를 승인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허가된 진단키트 외에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 역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받은 제품이 없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정확도가 높은 RT-PCR 제품에 한해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질본에 의하면 기존 진단키트로 검사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신속진단키트의) 활용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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