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 금융권이 출자해 내달초 투자개시

입력 2020-03-24 15:26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 금융권이 출자해 내달초 투자개시

채권펀드 20조·증권펀드 10.7조, 1차 '캐피털콜' 각 3조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곽민서 기자 = 24일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는 금융권의 출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기업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업의 회사채, 단기사채 등 시장성 차입 시장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총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로 시장 수요 보완에 나선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우선 10조원을 즉시 가동하고 10조원을 추가 조성한다.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회사들과 산업은행 등 84개사가 출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만들어진 1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보다 규모가 2배로 늘었다.

1차 캐피털 콜 규모는 증권시장안정펀드와 마찬가지로 3조원 안팎이다. 이날 오후 출자 금융회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1차 캐피털 콜을 바로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금융권 내부 절차를 거쳐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회사채, 우량기업 단기어음(CP), 금융채 등이다.

특히 채권시장안정펀드가 CP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해 장기 회사채 시장과 단기 자금 시장의 안정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윤원태 SK증권[001510] 연구원은 "투자 심리 측면에서 20조원이면 상당히 안정적이지만 지금 시장 자체가 워낙 급한 상황"이라며 "4월 초부터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는 시간이 있어 단기적으로 그사이에는 시장에 우려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 이후 시장에 자금이 들어올 때쯤이면 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포함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시행(2조2천억원),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1조9천억원), 국책은행의 우량 CP·전단채 매입(2조원), 증권금융·한국은행의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확대(5조원) 등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에 총 31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코로나19 충격에 불안한 장세를 이어간 주식시장에 대응하는 증권시장안정펀드는 5대 금융지주, 각 업권 금융회사 18곳, 증권 유관기관이 총 10조7천억원을 조성한다.

이 가운데 국책은행 2조원을 포함해 금융회사 23곳이 총 10조원을,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이 7천억원을 각각 보탠다.

캐피털 콜(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 시 자금 납입)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해 개별 주식이 아닌 코스피200 같은 증권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한다. 주식 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금융회사의 유동성 등을 고려해 1차 캐피털 콜 규모는 약 3조원 안팎이 될 예정이다. 금융권 내부 절차를 거쳐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2차 캐피털 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증권 유관기관이 투자하기로 한 7천억원은 4월 금융권 투자 개시 전이라도 먼저 신속하게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조원 소진 이후의 추가 대책에 대해 "추가로 (펀드 조성을) 할지는 아직 성급한 이야기"라며 "금융권에 손 빌리는 게 쉽지 않아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그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보면 결국 우리 금융시장은 복원력을 발휘해 다시 회복할 것"이라며 "이 기금이 복원력을 발휘할 동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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