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기침체 불가피" 코로나 봉쇄령에 생산·소비 동반파탄
UBS "유로존 올해 -4.5% 역성장…10년전 금융위기 수준"
실업률 급등 전망…'성장엔진' 독일 180만명 해고설까지 등장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봉쇄령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소비자 심리가 얼어붙어 결국 경기침체(recession)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소비자심리 측정 지수가 지난달 -6.6에서 이달 초 -11.6으로 급감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1985년 이후 월간 감소 폭으로는 최대 기록으로, 낙관론에서 비교적 비관론으로 전환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1월 말 EU에서 탈퇴한 영국의 경우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 모리'의 가계 조사 결과 이달 초 부정적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유지를 확신하는 근로자가 2012년 이후 어느 때보다도 적었다.
비관적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심리는 더욱 과감한 경기부양책 유지로 이어질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엄격한 이동제한령과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가 기간·전략 산업을 제외한 비필수 업종의 사업장 운영을 전면 중단하도록 했다.
폴크스바겐과 BMW, 다임러 등 독일의 주요 자동차 기업은 부품 조달 문제와 수요 부족으로 유럽의 상당수 공장 문을 일시적으로 닫기로 했다. 클럽과 술집 영업도 금지됐다.
생산활동을 마비시키는 이 같은 초강력 규제 때문에 유로존은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라인하르트 클러세는 "최근 2주간 유럽에서 이뤄진 대규모 봉쇄는 경제 전망을 급격하게 악화 시켜 현재 경기침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이것이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 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UBS는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가 올해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경제 위기로 대량해고가 일어났던 2009년 당시의 역성장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독일의 Ifo 경제연구소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독일에서 일자리 180만개가 사라자고 600만명의 근로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유럽 각국은 경제난에 처한 가계에 대응 조치를 내놓았지만, 이는 실업률 상승을 멈춘다기보다 제한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영국 경제분석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실업률이 지난 1월 7.4%에서 6월에는 9%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관의 이코노미스트인 멜라니 데보노는 "기업과 가계 심리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우려되는 한 터널 끝에 빛이 있을 때까지 특히 약해질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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