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자 579명…의료진에 정부 보너스

입력 2020-03-23 18:29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자 579명…의료진에 정부 보너스

사망자 49명 기록…진단키트 등 중국산 의료품 속속 도착

하원의원 우선 검사에 비판…프라보워 장관 "봉쇄 원치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65명 추가돼 총 57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49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변인 아흐마드 유리안토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29명은 자카르타 주민이고, 현재까지 총 30명이 회복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8.46%로 이탈리아의 9.26%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한국의 치명률은 1.23%이다.

확진자는 인구가 집중된 자바섬에 가장 많지만, 수마트라섬부터 뉴기니섬 파푸아까지 22개 지방에 퍼져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부터 혈청(항체)을 이용한 대량 신속검사를 시작했기에,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기 위한 중국산 의료품이 속속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공군 수송기는 이날 오전 중국에서 9t 분량의 마스크, 방호복,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의료품을 싣고 돌아왔다.

아울러 중국 샤먼항공이 80만개의 진단키트와 수만개의 의료용 장갑, 17t 분량의 전염병 예방 용품을 싣고 자카르타에 도착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마스크와 방호복, 장갑 등을 의료진에게 우선 배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의사협회(IDI)는 6명의 의사가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다 감염돼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간호사들도 숨졌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개조한 응급병원 개원식에 참석해 "코로나19 상황에 맞서 헌신하는 의료진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비상 대응 지역의 의료진에게 매달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의에게는 월 1천500만 루피아(115만원), 일반의와 치과의사는 월 1천만 루피아(77만원), 산파와 간호사는 월 750만 루피아(58만원), 기타 의료인력에는 월 500만 루피아(38만원)를 각각 지급한다.



이 와중에 인도네시아 하원의원 575명과 직계가족, 가사도우미, 운전기사 등 총 2천명이 26∼27일 코로나19 신속검사를 받는다고 발표해 비판이 쏟아졌다.

하원 관계자는 여러 의원 기부금으로 진단키트를 준비해 의사와 구급대원들이 하원 주택단지를 방문해 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네티즌들은 '병원에 가도 검사받지 못하는 환자가 줄 서 있다', '증상도 없는데 의원이라고 검사받는 것은 비열하다', '엘리트 정치인들의 특권 의식'이라는 등 비판했다.



한편, 자카르타 주 정부는 이날부터 2주 동안 나이트클럽, 펍, 노래방, 선술집, 스파, 영화관, 당구장 등 사업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자카르타 주지사는 호소문 형태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민들에게 몇 주간 집에 머물 것을 권유하고, 민간 기업에 재택근무 전환을 요청했으며 대중교통 승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날 최소 51만여명의 근로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나, 여전히 정상 출근하는 근로자가 많다.

비상사태의 강제성이 없다 보니 통근 열차가 여전히 붐비는 사진이 SNS에 게시되는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크다.

인도네시아는 일당 근로자가 많다 보니 봉쇄 단행 시 소요사태 발생 등의 위험이 있어 조코위 대통령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지역적 제한이나 봉쇄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활동을 금지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독재를 하고 싶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상황과 조건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고 말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이날 오전부터 교민들에게 1인당 10개씩 마스크 2만개를 무료로 배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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