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미국 화성탐사선 7~8월 발사 계획대로 추진
크루 드래곤 발사도 5월 강행…달 로켓·차세대 망원경 차질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우주 프로그램이 줄줄이 차질 빚는 가운데서도 7~8월로 준비해온 화성탐사선 발사계획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NASA는 코로나19 확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마즈 헬리콥터를 비롯한 마즈 2020 계획은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면서 화성탐사선 발사 및 탐사 계획 준비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NASA 과학임무 담당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즈 2020) 팀이 7월 발사일정을 맞추기 위해 영웅적인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즈 2020 계획의 핵심인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현재 캘리포니아 남부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발사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져 샘플 처리 장비 등 탐사에 필요한 장치를 부착하고 최종 발사를 위한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각해지면 시설 폐쇄가 이어지면서 마즈 2020 계획도 영향을 받게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앞서 러시아와 합작해 준비해온 화성탐사 프로그램인 '엑소마즈(ExoMars) 계획'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준비시간 부족을 이유로 7~8월에 발사하려던 계획을 접고 2022년으로 늦췄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려면 지구와 화성의 궤도가 최적의 위치에 있을 때 발사해야 하며, 2년마다 찾아오는 이런 발사의 창(窓)은 올해 7월 17일부터 8월 5일 사이에 열려 이에 맞춰 발사준비가 이뤄져 왔다. 이 기회를 놓치면 2022년 8~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NASA는 코로나19 확산 대책을 마련하면서 재택근무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현장 작업이 꼭 필요한 업무, 현장작업이 불가능해 중단해야 하는 업무 등으로 세분해 대책을 마련했다.
탐사 프로그램의 성패에 발사 일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거나 시설이나 생명보호에 필요한 일, 국가안보와 관련된 일 등을 필수 업무로 분류했다. 마즈 2020 계획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 파견, 물품 공급 등이 이에 포함됐으며, 위성 관제 업무 등도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하며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한 '크루 드래곤'에 미국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ISS로 이송하는 비행도 5월 말 이전에 강행될 계획이다. 이는 2011년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러시아 소유스에 의존해온 우주비행사 운송 업무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JWST는 내년 3월 발사될 예정이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조립과 성능 테스트가 중단됐다. NASA는 금주 상황을 보겠다고 했지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적외선 영역에 특화된 JWST는 강력한 성능으로 천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당초 2007~2011년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계속 연기되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아폴로 탐사선을 달로 실어나른 새턴Ⅴ 로켓을 대체할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승무원 캡슐 오리온 제작과 성능시험도 중단된 상태다.
뉴올리언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이곳에서 SLS를 제작 중인 미슈드 조립 시설이 문을 닫았으며, 미슈드 시설에서 70여㎞ 떨어진 곳에서 SLS 성능을 시험해온 스테니스우주센터에서는 확진자까지 발생해 역시 폐쇄됐다.
SLS도 JWST처럼 당초 개발계획보다 늦어져 2021년 이후에나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늦어져 2024년까지 미국 우주비행사를 달에 복귀시키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차질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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