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유방암 항암치료 부작용 억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statin)이 초기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특정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심장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기 유방암 환자는 4명 중 한 명에게 항암제인 안트라사이클린 또는 트라스주맙(허셉틴)이 투여된다. 그러나 이 두 항암제는 심독성(cardiotoxicity)이 있어서 심장 근육을 손상,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이 항암치료를 시작한 지 몇 달도 안 되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들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의대의 데이비드 보브로스키 연구원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인 스타틴이 이러한 부작용 위험을 예방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1일 보도했다.
2007~2017년 사이에 안트라사이클린 또는 트라스주맙이 투여된 초기 유방암 환자로 심부전 병력이 없는 약 4천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항암치료 시작 1년 안에 스타틴 처방을 받은 일이 있는 환자와 이 기간에 스타틴 처방이 없었던 환자를 골라 같은 수로 묶고 항암치료 중 심부전으로 입원한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안트라사이클린이 투여된 환자들(평균 연령 69세)의 경우 스타틴 처방을 받은 그룹이 스타틴 처방이 없었던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발생률이 5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라스주맙이 투여된 환자들(평균 연령 71세)의 경우는 스타틴 그룹이 대조군보다 심부전 발생률이 66%나 낮았다.
이 결과는 환자들의 연령, 소득 수준, 건강 상태(당뇨병 등), 혈압약 복용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스타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드리는 효과 외에도 심근 세포의 활성산소 생성과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결과가 확실히 증명되려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보브로스키 연구원은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스타틴이 안트라사이클린이 투여되는 암 환자의 심부전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STOP-CA)이 진행되고 있다. 안트라사이클린은 유방암 외의 다른 암 치료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혈압약인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와 베타 차단제가 이 특정 항암제의 심장 독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있었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환자들이 견딜 수 있는 내약성이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가 세계심장학회(World Congress of Cardiology)와 공동 개최하는 온라인 학술회의(3월 28~30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