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성패가른다…"지역사회 감염끊는 방역활동"

입력 2020-03-22 14:35
수정 2020-03-22 15:24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패가른다…"지역사회 감염끊는 방역활동"

코로나19, 초기증상 약하지만 전파력 강해…"젊은층도 동참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정부가 보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총력전에 나서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차단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증상이 거의 없는 감염 초기부터 전파력을 갖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 활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정부가 종교시설, 실내 실내체육,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 중단을 권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폐쇄 명령 등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명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2일 의료계에서는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숨어있는 감염원을 차단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증상'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있다면 2·3차 감염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감염된 환자를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방식만으로는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코로나19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국민 누구나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픈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사람이 감염된 상태라면)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예방접종이나 적극적인 치료를 강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도 사회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연령층도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개 건강하고 젊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지만, 외부 활동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20대는 본인이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밀폐된 장소, 사람이 모이는 장소 어디에서든 걸릴(전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C방, 노래방 같은 장소는 피하고, 답답하다면 공원이나 산 같은 개방적이고 (전파) 위험이 적은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건강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본인과 가족 전염을 차단하고, 사회와 국가가 안전해진다는 공공보건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권고'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주요 시설 폐쇄 등 강제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시기에 지역사회에서의 발생과 접촉을 최대한 끊어야만 3차 유행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기세를 꺾지 않으면 4월 6일 개학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유행의 진폭을 낮추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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