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트럼프 호텔'도 줄줄이 영업중단·해고

입력 2020-03-21 22:57
코로나19 여파에 '트럼프 호텔'도 줄줄이 영업중단·해고

플로리다·뉴욕·워싱턴DC 등 호텔 문닫거나 개점휴업 상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부동산·호텔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자신의 호텔도 영업을 중단하거나 직원을 해고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데다 주별로 영업 중단을 지시하는 곳이 늘어 트럼프 대통령의 회사 역시 최소 4곳이 영업을 중단하고 3곳의 호텔에서 직원 해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주는 모든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도록 지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용도로도 쓰이는 호텔 마러라고 클럽이 있는 팜비치 카운티를 포함해 몇 곳에는 특별 규제를 부과했다.

마러라고 클럽은 전날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호텔 내 마지막까지 영업 중이던 테니스장과 해변 클럽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앞서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 호텔도 네바다주의 주 전역에 걸친 지시에 따라 문을 내렸다. 일단 4월 17일까지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일부 직원들은 이미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 위치한 호텔은 전날 기준 영업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이 전례 없는 사태가 얼마나 지속할지 예측할 수 없다. 호텔은 수입의 중대한 하락을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호텔에서는 19일 기준 300명이 넘는 직원 중 51명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역시 예약률이 약 5%로 떨어지면서 160명의 직원이 해고됐다. 이 호텔은 워싱턴DC 자치정부의 명령에 따라 식당과 술집 운영을 중단했지만, 문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은 대변인 성명에서 "주와 연방 명령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며 "우리는 이 대유행이 끝나 세계적 수준의 시설이 재개장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7곳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와이주 호놀룰루,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다른 대형 호텔도 식당이 부분적으로 운영되거나 완전히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 골프클럽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골프클럽 등 다른 시설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충격이 2001년 9·11 테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크다며 연방정부에 대규모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트럼프 그룹이나 백악관은 연방정부 지원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