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스·메르스보다 충격 광범위…주요국 침체 우려"
산업硏 "전염병 발생하면 음식숙박·운수·유통업 '직격탄'"
"경우에 따라 전시경제체제 준하는 자원 배분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과거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음식·숙박, 운수, 유통업이었다. 전염병이 돌던 시기 산업은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았으나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빠르게 회복해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전 감염병과 달리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그 영향이 더 클뿐더러 자칫 주요국의 경기 침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22일 내놓은 '유행성 감염병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우리나라에선 서비스업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사스와 메르스가 국지적으로 발병한 감염병이어서 수출 중심의 제조업보다는 내수 중심의 서비스업이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사스의 경우 음식·숙박, 운수, 유통 순으로 피해가 컸고, 메르스 발병 당시에는 음식·숙박업이 타격을 받았다.
다만 사스와 메르스 사태 모두 충격의 크기와 무관하게 영향이 비교적 단기에 그치고 상황 종료 뒤에는 산업 회복이 빨라 장기적인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단기적·국지적 발발에 그친 사스,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언제 진정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은 최근 세계경제의 취약성 등에 비춰볼 때 주요국의 경기 침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경제는 역대 최대 부채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수준은 업종별로 다르겠지만, 사스·메르스 때보다는 더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염병에 취약한 음식·숙박, 관광·레저, 운수 등 서비스 업종이 여전히 가장 큰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필수재나 내구 소비재는 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충격의 크기는 현재까지 나타난 확산세만 봐도 사스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본 홍콩·대만·싱가포르 수준에 준하거나 그 이상이 되겠다고 봤다.
보고서는 "일차적으로는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자원 배분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시 경제체제에 준하는 정부의 행정기능을 통한 자원 배분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물경제를 위한 경제정책의 경우 경기침체로의 전이를 막기 위한 총수요 부양, 피해업종의 기업과 자영업의 흑자 도산을 막는 유동성 지원, 피해업종 종사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 지원 등 3가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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