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종교·유흥시설 운영제한 권고…코로나19 차단 고삐 죈다

입력 2020-03-21 17:17
수정 2020-03-21 18:54
보름간 종교·유흥시설 운영제한 권고…코로나19 차단 고삐 죈다

내달 6일 초·중·고교 개학 앞두고 감염병 전파 차단 의지 표명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김예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종교시설과 사업장을 중심으로 매일 100명 정도씩 발생하자 정부가 21일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유흥시설 등에 15일간 운영제한 권고를 내리고 국민에게는 보름간 외출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정부가 이번에 '사회적 거리 두기'의 강도를 높인 것은 15일간 국가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국 어린이집 개원과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이 예정된 다음 달 6일까지를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전국에서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유행 초기처럼 해외 유입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생활 방역'을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고 당분간 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콜라텍·클럽 등 유흥시설에 운영제한을 조처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집회와 집합을 제한한 적은 있었지만, 중앙부처 장관이 이런 조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정부의 감염병 전파 차단 의지 보여준 차원"이라며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과 시설에 대해 전국적으로 통일되게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안전이 담보돼 있지 않으면 개학을 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2주간 코로나19와 싸워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에 확진자 수를 현저히 줄여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로 사태를 진정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내놓은 생활 방역 방안에 대해 의학계는 대체로 동의한다는 반응이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서 비롯된 집단 감염 '불씨'는 어느 정도 잡혔지만,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런 조처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 사회에서 감염병이 확산, 가속화할 때는 반드시 집단에서 집단으로, 또는 집단에서 증폭돼 사회로 감염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런 만큼 감염 질환에 있어서는 집단 감염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가진 보건 의료체계가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확진자 발생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5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 유행이 아예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 국민의 자발적 위생 수칙 준수 등을 강조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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