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된 백악관 전 대변인, 트럼프와 코로나19 브리핑서 문답
트럼프 정부 첫 대변인 스파이서, 의원 주식 매각 논란 등 질문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조우했다.
백악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 현장에 트럼프 행정부의 일원이나 정부 측 관계자가 아닌 언론사 소속 기자 신분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는 발언 기회를 얻어 질문도 던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스파이서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뉴스맥스TV'와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에 배정된 기자석 맨 뒷줄에 앉았다.
그는 보수 성향 매체인 뉴스맥스 소속으로, 지난 3일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스파이서 앤 컴퍼니(Spicer & Co.)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문답하는 도중 손을 들었고, 트럼프는 그에게 발언권을 줬다.
다만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고 손가락으로 스파이서가 앉은 쪽을 가리키며 "뒤쪽에(in the back)"라고 지목했다.
다른 기자들이 앉아서 질문한 것과 달리 스파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질문을 던졌다.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질문은 날카로왔다.
스파이서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면서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살아남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끊고 지원책 답변에 나섰다.
첫 답변이 끝나자 스파이서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 의원들이 정부에서 얻은 비공개 정보를 이용, 주식을 매각해 이익을 챙긴 것을 염려하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을 모른다"며 답변을 이어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백악관 대변인을 맡아 초기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스파이서는 그해 7월 새라 샌더스 대변인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났다.
스파이서는 대통령 취임식 당시 인파를 '역대 최대'라고 표현했다가 팩트 체크 논란에 휩싸였고,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안적 진실'이라는 논리로 방어,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작년 ABC 방송의 춤 경연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으며 종종 방송 패널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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