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공항서 느린 검역절차 불만 승객들 '집단난동'
"2주간 의무적 자가격리 명령서 발급 늦어지자 800여명 소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의 국제공항에서 20일(현지시간) 느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 절차에 화가 난 수백명의 승객들이 집단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크라스노야르스크 공항에 태국 등 아시아 3개국에서 온 승객 800여명이 한꺼번에 입국하면서 소동이 일어났다.
승객들은 기내에서부터 2주간의 의무적 자가격리를 규정한 보건당국의 명령서를 받은 뒤 귀가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공항 터미널에 줄을 섰다.
하지만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단지 3명의 직원만을 공항에 배치해 명령서 발급이 크게 지연됐다.
게다가 직원들이 명령서를 일일이 손으로 작성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은 더 길어졌다.
한 승객은 "2시간 동안 겨우 50명만이 명령서를 받았는데 이후 명령서 양식까지 떨어지면서 길게 줄을 섰던 승객들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승객들은 보건당국 직원들을 향해 욕을 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고 결국 터미널 출입구로 몰려나가 무단 귀가해 버렸다.
공항 경찰들도 성난 군중을 통제하지 못했다.
결국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승객들의 거주지를 방문해 자가격리 명령서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19일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2주간의 의무적 자가격리를 시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외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자국민들에 의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가자 지금까지 유럽국가들과 미국, 중국, 한국 등 코로나19 다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하던 '2주간의 의무적 자가격리' 조치를 모든 입국자에게로 확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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