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우고 '차이니즈' 적은 트럼프 원고…"언론이 중국편"
인종증오 부추긴다는 우려에도 연일 '중국 바이러스' 부르며 책임론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책임 소재를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손글씨'로 중국을 저격했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 때 사용한 원고문에 인쇄된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 활자 중 '코로나' 위에 검정색 마커로 줄을 긋고 그 위에 '중국의'(CHINESE)라고 적힌 장면이 포착됐다.
이 장면은 워싱턴포스트(WP) 사진기자 제이빈 보츠포드가 촬영한 것이다. NBC뉴스는 수정한 글자가 대통령 본인의 손글씨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의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공개 발언이나 트윗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가운데 등장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수정한 게 맞는다면 자신의 입과 트위터는 물론 손글씨까지 동원해 '중국 책임론'을 강조한 셈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증오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혀 인종차별적이지 않다. 그건 중국에서 온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런 발언을 비판하는 언론매체들에 '중국 편'이라며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주류 언론이 외국 편을 들고 있다'는 친(親) 트럼프 성향 방송 '원 아메리카 뉴스'(OAN) 샤넬 리온 기자의 주장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들은 중국의 편을 들고 있다"고 맞장구쳤다.
그는 "가짜뉴스보다 더 심하다. 부패한 뉴스"라면서 "이 나라에 정직한 미디어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훨씬 더 위대한 곳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급하면서 백악관 브리핑룸에 모인 기자들을 가리켜 "여기서 75%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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