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장 소매업체 절반 6개월도 버티기 힘들어

입력 2020-03-20 10:15
수정 2020-03-20 10:17
中 상장 소매업체 절반 6개월도 버티기 힘들어

소비 심리 안 살아나 적자 점포 늘지만 보유 현금 부족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 증시에 상장된 소매업체들의 절반가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6개월을 버틸 정도의 현금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자체적으로 보유한 50개 상장 소매기업들의 자료와 보고서들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식당업의 경우 코로나19 발병 후 소비자들이 집에만 머무는 바람에 무려 60%가량이 인건비와 임대료도 감당하기 힘든 상태다.

보석과 장신구 업체의 절반 정도는 수요가 가파르게 살아나지 않는다면 6개월을 버틸 현금도 확보하지 못했다.

커피 체인 스타벅스와 훠궈(火鍋·중국식 샤부샤부) 체인 하이디라오 등은 코로나19 위험이 낮아진 지역들을 중심으로 점포의 문을 열고 있지만, 바이러스 전염을 우려한 사회적 거리 두기 움직임 때문에 매출이 빠르게 오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거의 진정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외국으로부터의 환자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여전히 긴장감이 높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발 빠르게 공장 재가동에 나서고 있지만, 소매와 서비스업종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어 V자형 반등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다.

소매업체 중에도 대기업은 사정이 낫다.

하이디라오는 수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9개월은 버틸 수 있으며, 소매업체인 안타 스포츠와 세계 최대 보석 체인인 초우타이푹(周大福·Chow Tai Fook)도 6개월 이상의 판매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 소매업체들은 보유 현금이 더 부족하다.

라이선주바오(萊森珠寶)는 3개월을 버틸 현금밖에 없으며, 패스트푸드 업체인 지우마오지우(九茂久)와 신발업체 다푸니(達芙니<女+尼>)는 지금처럼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기만 하면 곧 현금이 바닥날 전망이다.

이들 중소 소매업체는 수천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어 자칫 대규모 실직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의 캐서린 림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적자를 보는 소매업체와 식당들의 점포 수는 계속 늘어나고 결국에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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