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부국경 통제 해제 난항…발묶인 사람·차량에 '혼란'

입력 2020-03-19 20:25
EU, 내부국경 통제 해제 난항…발묶인 사람·차량에 '혼란'

EU 외부 국경 닫았지만 내부 통제는 계속…EU 집행위원장 "시간 걸릴 것"

EU 회원국 장관들, 통행 차질 최소화 협력 합의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잇따르고 있는 회원국들의 내부 국경 통제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폴란드 국경 등 통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EU 내부 국경 곳곳에서는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과 물자 수송 트럭이 긴 줄을 이루며 장시간 기다리는 등의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EU 전문매체 'EU옵서버' 등에 따르면 원래는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유럽 솅겐 지역에서 코로나19로 국경 통제를 부활한 국가는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헝가리, 폴란드, 덴마크 등 10여개국에 이른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 회원국들이 내부 국경 통제 조치를 철회하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30일간 외국인의 EU 입국을 금지, 외부 국경을 차단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튿날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우리가 내부 국경 (통제) 해제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일단 EU 각국은 EU가 마련한 국경 조치 조율을 위한 지침에 대해 논의한 상태다. EU 지침은 필수적인 의료 장비, 식료품, 물자 등을 위한 우선 차선 설치와 함께 회원국은 다른 EU 시민과 주민이 고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U와 회원국 교통부 장관들은 18일 긴급 화상 회의를 통해 "통행, 특히 필수적인 화물 운송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EU 회원국 내무부 장관들도 같은 날 화상 회의를 열었다. 윌바 요한손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고 물자는 계속 배송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우리는 회원국들이 협력과 연대의 정신으로 그러한 조치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실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이 안심하고 다시 내부 국경 통제를 푸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과 공중 안전 문제는 개별 EU 회원국 소관으로, EU 집행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며 회원국들이 내부 국경 통제를 풀도록 압박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이에 따라 일부 국경에서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국경에서는 차량이 40㎞가량 늘어섰으며, 폴란드와 독일 국경에서도 트럭 등 차량이 수십㎞씩 줄을 서는가 하면 일부 여행객은 17시간 이상씩 발이 묶이기도 했다.

자유로운 물자와 사람의 이동은 EU 통합과 경제의 핵심 기둥으로 꼽히지만, 코로나19로 각국이 잇따라 내부 빗장을 걸고 나서면서 EU의 연대와 통합의 근간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