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국가 봉쇄는 휴가 아니고 집에 있으라는 것"
이동제한 명령 내렸음에도 고향 가고, 산책하고 식당에 모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90명으로 치솟은 말레이시아가 2주간 '국가 봉쇄'를 단행했음에도 일부 시민이 식당에 모여 밥을 먹고, 고향에 가는 등 안이한 모습을 보여 비판받았다.
19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무히딘 야신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2주 동안 제발 그냥 집에 있어 달라"며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 아무 데도 가지 말아야 코로나19 확산을 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고향에 가거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슈퍼마켓에서 쇼핑하거나,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제발 그대로 있어 달라. 2주만 참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 금지와 자국민 해외여행 금지 등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내에서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것도 경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교, 스포츠, 문화 활동을 포함한 단체 활동이나 모임을 전국적으로 금지했고,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정부 기관과 개인 소유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식당은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되고, 호텔들은 새로운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동제한 조치 첫날 현지 언론에는 공원을 돌아다니는 시민들과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 고향으로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 등이 속속 보도됐다.
무히딘 총리는 TV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동제한 조치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이동제한 조치 위반자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서에는 다른 주 이동 허가를 받으려는 인파로 붐볐다.
말레이시아 감염병예방법과 경찰법에 따라 이동제한 명령을 어기면 벌금 또는 최대 징역 2년∼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동통제 명령이 내려진 2주 동안 고용주들은 직원에게 급여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해당 기간 내내 연차를 쓰거나 무급으로 쉬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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