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주부·자영업자 '일상 정지' 악화
유명순 교수 "개학연기로 자녀보호 등 주부 부담 가중"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여파로 특히 주부와 자영업자 등이 일상활동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민의 일상변화 정도를 파악하고자 1월 31일부터 3월 16일까지 실시한 두 차례의 자체 조사와 한국리서치의 세 차례 정기조사 등 총 5차례 조사 결과를 종합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일상생활의 정지로 타격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정지 정도를 100점 만점(완전 일상 정지 0점, 이전 일상 그대로 100점) 척도로 물어보니, 남자는 평균 51.3점이지만 여자는 44.2점에 그쳐 일상정지 정도가 심했다.
특히 주부의 일상 정지가 확연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폭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후 실시된 3차 조사(2월 25∼28일)에서 38.4점으로 전체 평균 48.3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보인 주부는 최근 5차 조사(3월 13∼16일)에서도 41.7점을 기록해 4차 조사(2월 27일∼3월 2일) 42.6보다도 더 낮아졌다.
유 교수는 "개학이 늦어지면서 어린이 등 건강 취약집단을 보호하느라 여성·주부 등의 일상 정지 수준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면서 "코로나 위기에 대한 사회적 대응 과정에서 뒤에서 막중한 부담을 도맡고 있는 취약 집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부와 유사한 양상은 자영업자에게서도 감지된다.
자영업자의 경우 3차 조사(2월 25∼28일)까지만 해도 전체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했지만 4차, 5차 조사에서 45.5점과 41.3점으로 지속해서 일상 정지 수준이 나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도 주부, 자영업자와 마찬가지로 5차례 조사 내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의 일상 유지 응답을 했고, 확진자 감소세가 두드러진 최근 5차 조사에서도 직전 4차 조사(45.4점)보다 낮은 43.6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이 3차 조사에서 38.9점으로 최악의 상황을 보인 뒤 4차, 5차 조사에서 각각 39.6, 44.8점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 전국 평균(47.7)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소득층별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최근 신규 확진자 증가세 둔화에 따른 일상 회복의 기미가 감지되지만 저소득층에서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4차 조사와 5차 조사를 비교하면 월 소득 600∼700만원대 응답자는 일상 정지 평균이 46.8점에서 51.0점으로 높아졌지만, 200만원 미만 소득 구간은 48.9점에서 46.0점으로 미미하게나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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