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바이든, 샌더스 지지층에 "귀 기울이고 있다" 통합 강조
샌더스, 개표전 연설 통해 코로나19 대응책 제시…온라인 연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7차 경선이 열린 17일(현지시간) 희비가 확연히 엇갈렸다.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3개주에서 경선이 열린 이날도 급상승세를 이어가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이후 샌더스 지지층과의 화학적 결합까지 염두에 둔 듯 단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소개하면서도 경선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두 주자는 공히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바이든은 자신의 고향인 델라웨어에서 온라인 연설을 통해 "우리 캠프는 오늘 아주 좋은 밤을 보냈다"며 "후보 지명에 더 가까이 갔고 11월 대선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광범위한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이를 행하고 있다"고 자축했다.
그는 진보 성향의 샌더스 지지층이 중도를 표방한 자신에게 등을 돌리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의 발로인 듯 이들에게 절절한 호소의 메시지를 던졌다.
바이든은 "샌더스와 나는 전술이 다를 수 있지만 모든 미국인에게 알맞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득 불평등을 축소하며 우리 시대의 실존적 위협인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샌더스와 그의 지지자는 이 모든 이슈에 놀랄만한 열정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샌더스에게 고무된 모든 젊은 유권자들에게 '나는 여러분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 나는 위태로운 상황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대통령 후보로서 나의 목표는 이 당을 통합하고 난 뒤 이 나라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또 엄숙한 어조로 "이 전염병에 대처하는 것은 전쟁과 유사한 국가 비상사태"라며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는 "미국은 위기의 시기에 항상 앞으로 내디뎠다"며 코로나19와 싸우는 최전선에 있는 이들에게 특별기도를 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가 나오기 한참 전 온라인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관련한 자신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날 연설을 갈음했다.
그는 지역구인 버몬트에 있는 경선캠프 본부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억제하기 위해 가구당 2천달러의 현금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포함해 2조달러 규모의 패키지를 발표하고 이를 상원에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안에는 고령자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어가 코로나19 위기 기간 모든 의료비를 충당하도록 보장하고 의료물자 생산을 늘리기 위한 당국의 비상 권한을 활용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샌더스는 경선이나 향후 선거운동 방향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스트리밍 영상의 오른쪽 상단 모퉁이에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지지를 호소하는 해시태그가 경선과 관련한 유일한 내용이었다.
샌더스는 "우리는 오늘 밤 많은 영역을 다뤘다"고 말하고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연설을 끝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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