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확산에도 국경개방 유지…지속 여부는 미지수
보건부, '자발적 격리'·'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경 개방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국경을 폐쇄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의 주앙 가바르두 두스 헤이스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다른 나라처럼 국경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 국방부 청사에서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국경 폐쇄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국경 지역의 공공보건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국경 폐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국경선이 지나치게 길고 완벽한 통제가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를 들어 국경 폐쇄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남미 대륙에서 칠레와 에콰도르를 제외한 10개국(프랑스령 기아나 포함)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내륙 국경선은 거의 1만7천㎞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이 동원해 국경을 폐쇄하더라도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경을 폐쇄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곳에서 구멍이 뚫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경 개방 결정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베네수엘라·가이아나 등과 국경을 접한 북부지역 주 정부의 주지사들과 정치인들이 국경의 허술한 방역 체계를 우려하고 있으며, 정부가 국경 지역에 대한 검역 강화와 국경 폐쇄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발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외국 여행자들에게 발열과 기침·호흡 곤란 등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는 물론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7일간 자가 격리를 하며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코로나19 감염자가 이틀마다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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