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없는 日유권자…코로나19 확산 속 아베 지지율 상승
초중고 휴교 요청 논란 많았지만 60%가 긍정적 평가
한국·중국 입국 제한 83% 긍정 평가…64% "시점 부적절"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지율은 상승했다.
검사장 정년 연장, 벚꽃을 보는 모임 등 여러 의혹이 확산하고 있으나 일본 유권자들이 뾰족한 대안이 없어 그나마 아베 정권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朝日)신문이 15∼1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 포인트 감소한 38%였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 지지율은 8.7% 포인트 상승한 49.7%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8% 포인트 떨어진 38.1%였다.
14∼15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조사한 결과로는 아베 내각 지지율이 2% 포인트 오른 43%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반응은 1% 포인트 높아진 38%였다.
언론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대체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대응 조치에서 일본 유권자에게 전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의 조사에서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각각 41%였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34%, 부정적 평가가 50%였던 점에 비춰보면 일본 여론이 전보다는 아베 정권에 호의적인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48.3%로 부정적 평가(44.3%)를 앞섰다.
아베 총리가 전국 초중고교에 대해 휴교를 요청한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아사히 여론조사에서 긍정적 평가(60%)가 부정적 평가(30%)의 두배로 나타났다.
전국 고교야구 대회나 J리그 경기 취소 등에 관해서 적절하다고 반응한 응답자는 78%에 달했다.
일본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나 정권과 가까운 검사장을 차기 검사총장(검찰총장에 해당)에 앉히기 위해 무리하게 검사의 정년을 연장했다는 의혹 등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았다.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 연장이 문제가 없다는 아베 총리의 답변에 수긍할 수 없다는 응답이 60.5%로 수긍할 수 있다는 반응(26.6%)보다 훨씬 많았다.
또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은 82.5%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일본 유권자들이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달리 적당한 사람이 없다'고 반응한 이들이 53.4%에 달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40.0%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9.6%)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상승에는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전개 추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발표하고 있는 누적 감염자 수는 16일 오후 10시 30분 기준 1천547명(크루즈선 포함)으로 전날보다 17명 늘어난 수준이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의 감염 확산이 문제가 되던 지난달에는 하루에 100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늘기도 했는데 탑승자가 모두 하선한 후 최근에는 일본 당국이 발표하는 신규 감염자 수가 하루에 두 자릿수로 줄었다.
아베 총리가 한국과 중국에 대해 2주간 격리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의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질문 관점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83%가 이들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아사히 조사에서는 '입국 제한을 시작한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응이 64%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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