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동선공개가 사생활 침해면?…"이의제기해 정정 가능"
'정보공개 범위·절차·이의신청' 명시한 개정 감염병예방법 시행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동선이 공개돼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판단되면 방역 당국에 이의를 제기해 바로잡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이달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은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의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대국민 정보 공유 차원에서 감염병 환자의 이동 경로 등 정보공개의 범위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이 확산하면 감염병 환자의 이동 경로, 이동수단, 진료 의료기관, 접촉자 현황 등 국민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개된 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나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는 서면이나 구두,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개정안은 특히 이의신청한 내용이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방역 당국이 공개된 정보를 정정하는 등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방문 장소 등을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대별로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역 당국의 조치에 사생활 침해라며 당사자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부산 온천교회 소속 남녀 확진자 2명은 비슷한 시간에 해운대구의 한 리조트에 머문 것으로 공개되자 인터넷에는 불륜을 의심하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들은 교회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벽에 노래방 방문 동선이 공개된 20대 여성은 '남자 도우미 불러서 놀다가 감염된 것 아니냐'는 황당한 댓글에 시달렸다.
급기야 "동선 공개로 사생활을 침해당했다"는 진정이 인권위원회 산하 부산 인권사무소에 제기됐으며,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도 이에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이동 경로를 알리는 과정에서 내밀한 사생활 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노출하는 등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도한 정보공개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자 방역 당국은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했다.
방역 당국은 접촉자가 있을 때 방문 장소와 이동수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확진자의 거주지 세부주소나 직장명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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