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들 "정부 지원 체감 어렵다"…코로나19 피해 토로(종합)
해외 거래처 끊기고 계약 분쟁…대기업 자금회수 압박도
박영선 장관 "경영안정자금, 보름 지나면 물꼬 트일 것"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중소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해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중소기업계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조기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중소기업 대책 간담회'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현장에선 여전히 지원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피해 현실을 가감 없이 토로했다.
홍천표 서울서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중소·영세 슈퍼마켓의 매출이 줄자 대기업들이 외상매입 대금을 더 줄이는 등 자금 회수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금 여력이 약한 슈퍼마켓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CS 등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최근 1∼2달 사이 제품 외상매입 보증 규모를 2천~3천만원씩 낮추겠다고 통보해왔다.
홍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대기업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오히려 옥죄고 있다"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해외로 마스크를 수출하던 한 업체 대표는 "정부의 마스크 수출금지 조치로 30년간 거래해온 해외 업체와의 50억원 규모 계약이 취소됐다"며 "거래업체와 그동안 쌓아온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수량이라도 거래만 지속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상철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로 부품 수급 불안정, 선적지연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계약취소 및 위약금 요구 등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분쟁에 대해 중재 비용을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중소기업계는 이외에도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속 지원 및 직접 지원 강화 ▲대구·경북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 마련 ▲피해기업 대출한도 확대 및 특례보증지원 ▲영세 소상공인 방역 지원 및 휴업보상금 지급 ▲공공조달 확대를 통한 중소기업 판로지원 등 9개 요구사항을 중기부에 건의했다.
박 장관은 쏟아지는 업계 건의에 답변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특히 소상공인 긴급 경영안정 자금이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도 보름 정도 지나면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 주부터 시중 은행의 위탁보증업무가 시작되면서 하루에 처리 가능한 건수가 기존 2천500건에서 7천건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이미 신청된 건수가 10만건이기 때문에 적체 현상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휴업보상금도 책정되어 있다"며 "이외에도 건의사항별로 추가적인 대응책 마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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