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발열에도 출근·진료…일본 코로나19 대응 '구멍'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에게 '외출 자제' 안내 빼먹기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인이나 단체가 이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이 잇따라 파악되고 있다.
특히 기침이나 발열 등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이들이 출근을 계속하거나 불특정 다수 사람과 접촉을 반복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16일 NHK의 보도에 의하면 광역자치단체인 오사카부(大阪府)는 청사에서 근무하는 60대 직원은 이달 2일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시작됐으며 1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11일까지 계속 출근했으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사카부 별관에 있는 이 직원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다른 직원 4명을 자택에 대기시켰다.
하지만 오사카부는 감염된 직원이 청사에 오는 이들과 직접 접촉하는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사 폐쇄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감염된 직원은 청사 내 공조 설비 등의 보수·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이달 7일 발표된 지바(千葉)현 거주 20대 보육사는 지난달 27일 발열이 있었지만, 감염이 확인될 때까지 4일간 열차를 타고 도쿄(東京)의 보육원으로 출근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탑승자들이 하선한 후 당국의 조치에도 허점이 있었다.
후생노동성은 배에서 내려 귀가하는 승객 등에게 주의 사항을 담은 '건강 카드'를 배포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에게 건넨 건강 카드에서는 급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집에 머물라는 내용이 누락돼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귀가했지만, 재검사에서 감염이 확인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는 7명에 달한다.
후생노동성은 '외출 삼가 요청이 누락돼 외출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사과했다.
군마(群馬)현에서는 70대 남성 의사가 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1주일 넘게 외래 환자를 진료하거나 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14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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