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한국·미국 등 코로나19 고위험국 국적자 입국금지

입력 2020-03-16 09:27
수정 2020-03-16 15:24
남아공, 한국·미국 등 코로나19 고위험국 국적자 입국금지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비교적 청정지대이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 펜데믹의 영향을 받은 고위험군 국가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이 입국하지 못하도록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국에 중계된 연설을 통해 지난 20일간 고위험국을 방문한 사람은 어떤 누구에게도 비자(입국사증)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18일부터 발효한다.



입국금지 외국 국적자는 이탈리아, 이란, 한국, 스페인, 독일, 미국, 영국, 중국 등이 포함된다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밝혔다.

남아공은 또 53개 항구 중 35곳을 16일부터 폐쇄한다고 덧붙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아울러 18일부터 약 3주간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어 100명 이상 집회가 금지되며 대규모 축하행사도 제한된 범위 이상은 취소된다.

라마포사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규모와 속도로 볼 때 어떤 나라도 이 병에서 면역이 있거나 심각한 악영향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이 자명하다"며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날까지 남아공에서는 6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11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발병자가 많다.

남아공 감염자 수는 지난 주말에 37명이나 늘었다.

이들 중 다수인 50명은 최근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코로나19의 새 진원지가 돼 가는 유럽을 다녀온 경우이고 미국, 중동에서 들어온 감염자도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최근 감염사례는 남아공 안에서 전파된 것이라면서 "우리 내부 감염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하라 이남 지역에는 현재 20여개국에 걸쳐 100건이 넘는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그러나 최근 발병자가 급증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도 대규모 집회나 학교 수업, 입국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케냐도 확진자가 3명까지 늘자 이날 자국민 및 거주민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남아공은 관광수입이 주요 외화 획득원인 데다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점하는 까닭에 이번 조치는 악재로 평가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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